싫어하는 말 (상담 편)

어쩌라고 주절주절@#$%? Part_2

by 지음 허투루
@#$%? Part_2


이 글에서 ‘나’는 작가 자체가 아닌 그저 화자임을 말해 둡니다. 즉, 작가가 ‘싫어하는 말’은 맞지만, 화자는 이 말을 싫어하는 혹은 공감하는 모든 이를 뜻하기에, “당신” “아이” 같은 말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그다지 친절한 이유는 “그것도 모를까 봐!” 당신을 괄시하는 게 아니라 그저 “오지랖”일뿐입니다


상담


필요에 의해 자신이 요정 하여 불가피하게 맞닥뜨릴 때가 아니면, “상담”이란 말은 굉장히 부담스럽습니다. 말이 상담이지 자꾸 내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상대방의 요구는 거북합니다. 거북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어 떤 이야기가 되었든 가치판단이 뒤따르기 때문입니다. 결국엔 그들은 내 말을 이해하고, 이해는 하지만 그것이 전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어떤 의료적인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나,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길을 먼저 길을 간 선배들의 에피소드를 듣는 건 불가피와 필요하다하더라도 언잖은데, 정치적 의사를 묻거나, 취향에 대한 상대방의 판단이나 의견 따위는 매우 불편을 넘어 불쾌하기도 합니다. (내가 핑크 보단 분홍을 좋아할 수도 있지.ㅋㅋ) 특히 종교에 관련된 질문은 더욱 그러합니다.


그러니까 상담이란 말이 싫은 이유는 이미 답이 정해놓은 채 가르치고 싶어 안달 난……. 질문의 목적을 충실하다 못해 맹목적인……. 그들의 행패 때문입니다. 그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부모일 수도 있고, 상사일 수도 있고, 친구나 동료 혹은, 전도사나 일상생활에 부딪히는 관행적 문화일 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모두 나와 깊이 관련되어 있으나, 동시에 나 따위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고 나를 통한 다른 이상을 실현하려는 자들입니다. 적어도 부모나 친구는 그런 이상이 있어도 대체로 포용할 수 있는 존재지라치지만, 친구인 척, 상식적인 척하는 그들은 “나” 때문에 자신의 이상(理想)이 부서지는 걸 견디지 못하기에 거칠고 고집불통이지요. 결국 자신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는 것 뿐이다.라고 삐뚤어진 시각임을 인정합니다.


*예를 들어, 성소수자나 채식주의자처럼 비주류의 생태와 취향을 존중한다고 하지만 밀접하게 연관되거나, 그들이 주류가 되는 걸 그다지 반기지 않는 것과 비슷합니다.


어쨌든 나는 내 이야기를……. 그러니까. 나를 어떤 형태로 갱생시키려는 목적을 이루려 가치판단을 하려는……. 참고자료나 데이터 따위로 소비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상담이란 말의 목적은, 단지 이해뿐만 아니라 좀 더 나은(?) 혹은 다른(?) 모습을 찾아 그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이기에 거북함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지금의 제 모습에 만족합니다. 아니 만족하지 못하더라도 꼭 더 나은(?) 다른(?) 모습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그게 당신이 보기에 거슬리더라도 말입니다. 당신을 거슬리게 하는 내 모습은 무엇입니까? 꼭 그게 제 모습 탓일까요? 당신이 기대하는, 만족하는, 당신의 이상(理想) 탓은 아닐까요?


당신의 아이가 공부도 잘하고 성실하며, 당신을 믿고 따르는 아이이길 바랍니까? 그런데 그 아이는 그다지 공부하는 걸 좋아하지 않고, 믿음 보단 비판적인 사고와 시선을, 기성에 대한 저항정신이 가득 차있으면 어떡하죠? 그 아이가 그러는 이유가 궁금해 미칠 것 같은데, 그마저 거부하면? 그 아이가 사실 당신 아이가 아니라 당신이 그 "아이"라고 생각해보지 않았나요?

적어도 가치판단의 기분은 옳고 그름이나, 존재의 유무가 아닌 그냥 가치, 의미로 남겨두심이 어떠한지, 그럼 이래라저래라 하는 말들은(잔소리) 빠질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상담"이 싫은 게 아니라 상담하려고 하는 "당신"을 혹은 "나를"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싫어하고 싶은 걸지도 모릅니다.



* (성소수자, 채식주의자, 특정 부류를 들먹여 비유하는 것이 절대로 그 부류를 폄하하는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자꾸 글의 의도를 왜곡하려는 자들의 표현의 자유까지 내가 책임질 이유도 없으니, 혹시나 있을 문제제기에 있을 입장표명 같은 요구는 깔끔하게 무시하도록 하겠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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