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과 코스피 IPO 시장의 경영지원 전략(1장)

1장. 통계로 보는 현실

by Ehecatl

자본 시장을 이야기할 때 숫자를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숫자는 시장의 가장 정직한 얼굴이며, 통계는 그 얼굴에 새겨진 깊은 주름과 표정을 읽는 도구입니다. 이 장에서는 나스닥과 코스피 시장의 IPO 관련 통계를 객관적으로 비교하며, 우리가 앞으로 이야기할 모든 논의의 기초를 닦고자 합니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IPO 시장은 거시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등락을 거듭해왔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지역별로 상이한 흐름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PwC Global IPO Watch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IPO 조달 금액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미주 지역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단순히 시장의 규모가 커졌다는 의미를 넘어, 금리 인상과 같은 불안정한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도 혁신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여전히 견고함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 자본 시장이 기술과 성장이라는 본질적 가치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를 통계적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4년에는 차량 공유 플랫폼인 리니지(Lineage)가 44억 달러(약 5.8조 원)를 조달하는 등 대형 IPO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이는 시장의 견고성을 증명하는 동시에, 단순히 기업의 규모가 아닌, 기술과 서비스의 혁신성이 투자를 이끌어내는 핵심 동력임을 시사합니다.


반면, 한국의 코스피 시장은 나스닥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물론 시장의 규모가 다르므로 상장 수와 금액 측면에서 당연히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글로벌 신흥국 시장 내에서의 상대적인 위치입니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시장의 IPO는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 정책과 자국 기업의 성장으로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코스피 시장이 중국, 인도 등과 비교했을 때 대어급 IPO 부재가 두드러지는 것은 우리가 고민해야 할 지점입니다. 2024년에는 공모 금액 1조 원 이상의 대어급 IPO가 단 한 건도 없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합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시장에 참여할 동인을 찾지 못했거나, 상장할 만한 대어급 기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보여줍니다.


업종 분포의 차이 역시 두 시장의 철학적 차이를 명확히 드러냅니다. 2024년 6월 기준, 나스닥 상장 기업의 60% 이상이 기술 섹터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는 나스닥이 수익성보다는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는 경향을 보여주는데, 이들은 기술력만 있다면 당장 적자이더라도 자본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습니다. 반면, 코스피 상장 기업은 금융, 산업재, 소비재 등 전통적인 제조업과 서비스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이는 과거부터 이어져 온 안정성과 재무 건전성을 중시하는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물론, 한국에도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있어 기술력만으로도 상장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코스피의 일반 상장 요건은 자기자본 300억 원 이상,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 1,000억 원 이상 등 까다로운 재무 기준을 제시하고 있어, 기술특례상장은 이러한 재무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들에게만 허용되는 일종의 '우회로'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이 제도를 통해 상장한 기업들은 재무적 잣대를 덜 적용받는 대신,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심사를 더욱 깊이 있게 받게 됩니다.


이처럼 나스닥과 코스피의 통계적 차이는 단순히 숫자의 나열을 넘어, 각 시장의 DNA와 철학적 배경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나스닥이 '성장'이라는 깃발을 내걸고 투자자를 끌어모은다면, 코스피는 '안정'이라는 방패를 들고 시장의 건전성을 지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결국 IPO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경영지원 업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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