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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리우스 May 16. 2023

후회를 이기는 선택

그리고 후회 없는 선택


 하루 종일 빨간색 경고등이 켜져 있는 것처럼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강박증 때문에 공무원을 휴직하고 강박증에 관한 책을 쓰고 있습니다. 강박증의 증세는 여러 가지입니다. 과도한 청결, 완벽한 샤워, 세균에 대한 공포, 정직의 갈망 같은 증상이 있습니다. 함께 유지치료를 받는 환자들을 보면 동병상련이 느껴집니다. 얼마나 사는 게 힘들까?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공감이 됩니다. 강박증 환자인 제가 보기에도 희한한 고민을 하는 그들을 보면서 나의 강박증도 쓸데없는 것일 수 있겠다는 희망도 보입니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후회가 됩니다. 지금도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는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사회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축구 경기에서 벤치에 앉아있는 선수들은 계속 몸을 풀면서 컨디션을 조절하고 언제든지 바로 경기에 투입될 준비를 해야 합니다. 감독님이 언제 그라운드로 뛰어나가라고 할지 모르니까요.


제가 쓴 책과 쓰고 있는 책들이 많이 팔리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저의 책이 정말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 의문입니다. 한 남자의 강박증과 치료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강박증이 없는 분들이 압도적으로 많으니까 베스트셀러가 될 가능성은 점점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모르죠. 글을 쓰는 모든 사람들은 자기가 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길 바라며 쓰니까요.


프랑스 드골 공항에서 18년을 노숙한 동유럽 작은 나라의 누군가처럼 저도 그렇게 지내고 싶은 마음에 그를 부러워한 적도 있었습니다. 아무도 저를 모르고 말도 걸어주지 않는 우주에서 유영하듯 말이죠. 하지만 인간은 혼자 살 수 없고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또 도움을 주면서 풍성한 관계를 이루는 인생이 The Blessing Life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바다로 다시 돌아갈 준비를 하는 돌고래입니다. 제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가 아니란 걸 잊어서는 안 됩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듯이 제가 있어야 할 곳과 해야 할 일이 있겠죠.




이래도 저래도 삶은 후회로 가득 찰 수밖에 없습니다. 후회 없는 선택은 없으니까요. 내 선택이 최고의 선택이 되도록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걸 압니다. 후회 없는 선택이 아니라 모든 후회를 이길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을 만들어가는 게 멋진 인생이니까요.


인간은 강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몇 분만 숨을 쉬지 않아도 죽죠. 심장은 우리의 의지로 뛰지 않습니다. 세포의 분열에 대해 신경 쓰지 않죠. 밥을 먹고 소화효소를 걱정하지 않습니다. 잠을 자고 잠에서 일어나고 꿈을 꾸는 모든 과정을 정확히 설명할 수도 없습니다. 중력을 만들 수도 없습니다. 비를 내릴 수도 없고 태양을 만질 수도 없죠. 이 모든 게 우연이란 말은 억지라고 생각합니다. 우연히 돌멩이와 쇳조각을 던졌는데 아이폰이 만들어졌다고 얘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이폰 따위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우주와 지구와 우리니까요. 


크리스천들은 하나님을 믿어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을 보여주지도 않고 믿으라는 말이 어떻게 보면 과격하고 무례한 요구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왜 그분은 자신의 모습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으시는지 그 의미를 다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눈을 들어 나와 세상을 바라보면 그분이 하시는 일들이 얼마나 놀랍고 성실한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볼 수는 없어도 느낄 수 있는 거죠. 세상에 후회 없는 선택이 없다고 했지만 단 하나의 예외가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믿기로 하는 선택입니다. 그 선택만큼은 절대 후회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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