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으로 기온의 변화를 느끼는 나무는
이미 가을이 올 것을 쨍쨍한 여름부터 알고 있었다.
우리가 가을이 오려나 봐라고 느낄 때
그 때 나무는 이미 겨울 준비에 들어간다.
쨍쨍한 여름 태양의 모든 에너지를 최대한 모아
귀한 열매를 가을에 조심스레 내어놓는다.
우리가 풍성한 가을에 감탄하고 있을 때
에너지를 모으던 잎들은 초록을 내어놓고
뿌리는 물길을 차단한다.
여름 끝자락에 나무는 이미 겨울을 준비한다.
자기 삶이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자연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 흐름에 몸을 맡기고 그 일을 불평 없이 충실하게 해 나간다.
인간만이 한 치 앞도 못 보고 뻣뻣하다 계절이 바뀌면 그제야 허겁지겁 준비한다.
자연 앞에 무릎을 꿇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