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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by 은정이 Jul 14. 2016

무심히 흘려보내지 않는다면(1)

우리는 무엇을 보게 될까?

매일 동일한 시간에 똑같은 길을 걷다보면, 으레 같은 사람들과 마주하게 된다.


출근을 위해 집에서 전철역까지 15분 가량을 걷는 나는, 과하지 않은 화장에 오렌지색 립글로스를 바른 여고생을 거의 매일 만난다.

그리고 가끔은, 90 굽은 허리에 지팡이를 짚고도 경보선수처럼 빨리 걷는 할머니를 만난다.

 

간혹 연두색 유모차에 강아지를 태우고 반대쪽에서 걸어오는 아주머니를 마주할 때면, 얼굴에 번지는 웃음을 참으려 입술을 씰룩거렸다.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게 유독 힘들었던 .

유모차를 타고 아침 산책을 즐기시는 개새끼를 향해 괜시리 눈을 흘겼다. '진정 개팔자가 상팔자로구나' 중얼거리며 입을 삐죽거렸다.


얼마 전, 팔자 좋게 유모차 위에서 아침 산책을 즐기던 강아지가 땅에 내려선 모습을 봤다.

한쪽 뒷다리가 불편한 강아지는 깨금발로 서서 뭔가에 집중하고 있었다.

"어서 와."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딴청 부리는 강아지를 주인 아주머니는 여유 있게 기다려주셨다.

 


이름모를 깨금발 강아.

내 아무리 힘겨운 출근길에 너를 만난다 하여도, 눈을 흘기지 않고 외치.

"Good morning. 멍멍 왈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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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이상주의자가 건네는 현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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