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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로하엘린 Sep 20. 2024

할 수 있다 능(能)

-같이 하면 우리는 브런치 세트



100미터 달리기의 준비자세를 기억하는가? '제때 출발해야 하는데', '중간에 넘어지면 어떡하지', '꼴찌는 안돼~~~'등등 여러 생각들이 머리를 채우고 심장은 바운스바운스 마구 뛰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출발의 총성이 울리면 어땠는지? 아마도 어떤지 저쩐지도 모르고 미친 듯이 내달렸을 것이다. 

이렇듯 막상 시작하면 상황은 오히려 단순해진다. 그러니 이제 방구석 철학자로 고뇌하는 것을 멈추고, (나처럼)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사람이 어떻게 브런치 작가가 될 것인지 그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내 브런치 서랍 안에는 21년 8월에 쓴 <지원참고>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고 했었다. 나는 그때 브런치 작가신청을 하려고 했었는데 10개의 글을 완성할 자신이 없어 포기했었다.(10개의 글에 대해 의아한 분들은 잠시만 기다려 달라. 하단에서 설명하겠다.) 

나처럼 뭐부터 써야 할지 막막한 사람들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 내려고만 하지 말고 일단 비빌 구석부터 찾아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예를 들면 이미 써둔 글들이나 시작이라도 했던 글들 말이다. 블로그건 메모장이건 일기장이건 찾아보면 아름아름 나오는 글들이 예상보다 많을 것이다. 중구난방 쓸모없어 보일 수도 있겠으나 그 글들은 결국 나의 생각 감정 관심을 바탕으로 가 나만의 방식으로 쓴 것들이기 때문에 모아놓고 보면 생각보다 일관성이 있다. 


또 조금 뜬금없지만 좋아하는 책의 목차를 주제로 써보는 것도 생각해 봤다. 좋아하는 작품의 목차에 따라 내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재미가 글쓰기의 동력이 되어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것이 추천의 이유이고 이는 내가 해보고 싶은 방법이기도 하다. 나는 '어린 왕자'나 '데미안'의 목차를 활용해 볼까 했었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어린 왕자'엔 목차가 없었고 '데미안'의 목차에는 카인, 베아트리체, 야곱의 싸움 등 내가 잘 모르겠는 이름들이 많아 포기했다. 하지만 잘 찾아보면 글감이 되어 줄 목차를 가진 책들도 많을 거라 생각한다. 


뭐 책뿐만이 아니라 플레이리스트라던지 관심 가는 주제의 하위 목록을 직접 적어본다거나 매일 그날의 주된 사건이나 감정에 대해 써보는 등등... '난 못해!'라고 도리질만 치지 말고 가만히 잘 생각해 보면 나와 맞는 뭐 하나는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브런치 작가 신청의 절차는 (글 작성)-자기소개-활동계획-글 첨부-(sns 주소 입력)의 순서로 진행된다. 글작성에 대해서는 저 위의 내용으로 갈음하고, sns주소도 경우에 따라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있으면 입력 없으면 패스하면 된다.


따라서 나는 자기소개-활동계획-글 첨부 세 절차에 관해서만 다루도록 하겠다. 각 꼭지마다 하고 싶은 내용을 간략히 서술만 하려 했는데 아무래도 내가 독자라면 '그래서 어떻게 써서 통과가 된 건데?'가 분명히 궁금할 것 같아 나의 하잘것없는 사례도 공유하기로 했다. (하나의 예시로 참고만 해주세요!)



 

01. 자기소개 

자기소개는 보통 자신의 이력 및 경력을 바탕으로 (자기 자랑을) 작성하게 되는데 나처럼 아무런 이력이나 경력이 없는 경우 쓸 것이 없어 난감해진다. 그럴 때는 과감히 이력이나 경력은 생략하고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은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집중해 보자.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그냥 '나' 말고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은 나'는 누구인가를 설명하는 것이다. 


예시)

작가님이 누구인지 이해하고 앞으로 브런치스토리에서 어떤 활동을 보여주실지 기대할 수 있도록 알려주세요.

이곳의 글들을 읽으며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들의 재능에 감탄도 하고 하아.. 역시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자각을 하면서도. 혼자서 끄적이는 저를 발견하곤 합니다. 미모가 출중하거나 연기가 지리는 탁월한 배우는 아니더라도 아! 외마디에 온 마음을 담는 단역배우처럼. 나도 이곳에서 내가 가진 무언가를 표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흐르듯 쓰고 그것이 누군가에게 스며들든 차마 못 스며들더라도 저 혼자서라도 흘러가고 싶은 바람으로 신청합니다.



02. 브런치 활동계획

활동 계획에는 브런치 작가가 되었을 때 어떤 식으로 활동해 갈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이면서도 명료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라면 그 분야를 바탕으로 지식이나 정보 전달을 할 수도 있고 소설이나 시를 써봤거나 공모전에서 당선이 된 이력이 있다면 자신 있게 그쪽으로 방향을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색다른 경험들을 많이 해봤거나 인생의 굴곡이 심한 사람은 그 자체가 특별한 주제가 될 수 있을 것이고, 그림이나 사진 등 특화된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것들을 콜라보해서 시각적 효과가 뛰어난 글들을 쓰겠노라 외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처럼 전문성도 이력도 재능도 검증된 것이 하나도 없는 경우라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없다고 해도 어쩔티비. 결국 나는 내가 쓸 수 있는 것과 쓰고 싶은 것을 쓸 수밖에 없지 않은가. 따라서 활동 계획에 쓸 것이 없다면 내가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는가 우선 확인해 보기를 권한다. 내가 쓴 글들을 모아 놓고 읽어보면 나의 관심이 보인다. 내가 쓴 카드 내역서를 열어봐도 내 관심이 보인다. '내가 쓴' 것들을 유심히 살펴보자!


예시)

브런치에서 어떤 글을 발행하고 싶으신가요? 브런치에서 발행하고자 하는 글의 주제나 소재, 대략의 목차를 알려주세요.

일상의 다양한 찰나와 사건들에 대한 개인적 소감이나 생각들을 가벼운 에세이나 시의 형태로 발행하고 싶습니다. 글의 주제는 삶.이며, 사랑과 이별, 삶과 죽음, 음식과 건강과 노화, 패션, 여행 등등 거의 모든 경험과 생각과 감정에 대한 것들이 소재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선 목차가 따로 없습니다.



03. 자료첨부

자기소개와 활동 계획을 입력하고 나면 드디어 글 첨부를 하라고 나온다. 캬캬 나도 10발 장전되어 있지롱.

회심의 순간이었다. 근데 어랏 이상하다? 글 첨부가 3개에서 멈췄다. 중요한 순간에 왜 이러지? 당황해서 나는 더 이상 클릭되지 않는 작은 네모칸을 누르고 또 눌렀다. 살짝 눌러서 안 눌리는 건가 싶어 손가락에 힘을 줘서 꾸우우욱 눌러보기도 했다. 오류가 난 거 아닌가 싶어 열심히 누르고 지웠다가 다시 눌러보고 바보짓을 했다. 결국에는 네이버에 검색해 보고서야 글 첨부는 3개 까지라는 걸 알게 되었다. 허거거거걱.

 

여기서 정말로 당부하고 싶은 말을 해야겠다.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기 전에는 공지된 지침을 정확하게 숙지부터 하라는 것이다. 너무 기초적인 내용이라 김이 샜을 수도 있겠지만 어쩌겠나. 확실히 이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렇다. 지금 이것은 나에게 강조하고 있는 말이다.)


글 첨부는 장르던 주제던 비교적 일관성 있는 글들로 선택하면 좋겠지만 여의치 않을 수 있다. 그럴 때는 무엇보다 가장 잘 썼다고 생각되는 글을 선택하면 좋겠다. '잘'이라는 것은 '그럴싸해 보이는'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진정성'에 가깝다. 다들 진정성 진정성 하는데 도대체 그 진정성이 뭔지 모르겠다면 아마도 그것은 '진실된'으로 대치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쓰는 글의 형식도 중요하겠지만 그 글을 쓸 때 내가 얼마나 진실된 마음으로 썼는지가 '잘'쓴 글의 기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짚고 싶다. 

애니웨이~ 평가자는 나를 모른다. 단 세 개의 글로 나의 글쓰기 능력이나 잠재력을 평가하는 것이니만큼 일관성을 맞추려고 애매한 글들을 묶어 첨부하기보다는 이왕이면 잘 써진 글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지 않을까 싶은 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예시)

내 서랍 속에 저장! 이제 꺼내주세요. '작가의 서랍'에 저장해 둔 글 또는 외부에 작성한 게시글 주소를 첨부해 주세요. 선정 검토 시 가장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안 되나요? https://brunch.co.kr/@ejgogo/101

-핑크빛 자리 https://brunch.co.kr/@ejgogo/22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작품이 되는 이야기, 브런치스토리





다시 근본으로 돌아가보자. 우리가 브런치 작가가 되려는 이유는 무엇이며 브런치스토리에서 원하는 작가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 보면 아주 단순하고 분명한 대답이 나온다. 자기만의 글을 쓰는 것. 그리고 그것이 독자에게 가 닿을 수 있는 것.

브런치스토리에서도 우리의  자체가 선정 검토 시 가장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니 내세울 게 없다고 생각했다면 지금 당장 그 생각부터 훽 던져버리길 바란다. 아무리 내세울 게 없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글만큼은 내세울 수 있는 것이다. 아니 내세울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자신감 있는 표정을 지으면 자신감이 생긴다
-찰스 다윈







출처: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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