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소리

by 엄서영


어제 도서관에서 실수로 찐한 커피를 한 잔

마셨는데, 밤 새 잠을 설쳐 버렸다.

잠을 못 자서 몸이 무거운데, 그래도

도서관에는 오고 싶어서 대충 겨울모자를

눌러쓰고 나왔다.


아침에 창문으로 보았을 때

눈발이 하얗게 흩날리고 있었기에,

나는 행여 길이 미끄러우면 어쩌나

걱정을 했었는데, 막상 밖으로 나오니

눈은 땅에 닿자마자 녹아버려서

아무 데도 흔적이 없었다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고, 눈발이

하얗게 시야를 가리긴 했어도,

땅은 얼지 않아 무사히 도서관까지

올 수 있었다


도서관에 도착한 후 언제나처럼

도서관의 시니어 카페에 들러

오늘은 확실하게 연한 커피로 한 잔

사서 들어왔다.


자리에 앉아 책을 읽는데,

어제 잠을 못 잔 여파로, 잠이 쏟아졌다.

잠을 이기기 위해 연한 커피를 계속

마셔도 소용이 없었다. 할 수 없이

책 위에 엎드려 눈을 붙였는데

창문 밖에서 세찬 바람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한참을 엎드려 바람소리를 헤아리다

보니 그 사이 잠이 달아나고 없었다.

정신을 차려 일어나 앉아 책을 읽는데

문장들 사이로 바람소리가 휘돌아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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