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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서영 Apr 03. 2024

외국인 사위

우리 집 사위는 캐나다에서 온 흑인 사위이다. 

흑인이지만 호남형이라 어디를 가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머리를 깎으면 잘생긴 흑인 배우와 비슷한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인기가 많아서 한국에서도 친구를 잘 사귄다

한국을 너무나 좋아하고 한국에서 살고 싶어 하지만 캐나다의 공무원이라

든든한 직장을 그만두고 한국에서 일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말을 제대로 잘하지는 못하지만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가능하다 

무엇보다 성품이 부드럽고 젠틀해서 급한 것이 없다


딸과 사위의 러브스토리는 코로나와 함께 시작되었다

딸이 호주에서 바리스타를 하며 한창 즐겁게 일하고 있었는데 

코로나 사태가 터졌다

우선 한국으로 들어오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때는 비행기도 구하기 힘들고 모든 사정들이 어려웠지만

두 배의 비행기값을 지불하고 어렵게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때의 긴박하고 불안했던 마음은 딸이 한국에 도착한 후에야 안도할 수 있었다


갑자기 한국으로 들어오게 된 딸은 많이 허탈해했다

그리고 영어를 잊어버리면 안 된다며 외국인과 앱으로 언어교환을 시작했다

언어교환을 하면서 한 남자와 대화를 하게 되었고

서로 그리워하는 사이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 그 남자가 머나먼 한국으로 딸을 만나러 왔다


남편은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너무나 깜짝 놀라며 거부했지만

직접 딸의 외국인 남친을 만나보고는 마음을 놓게 되었다

나도 그만하면 찬성이었다


딸의 남친은 한 달 동안 한국에 머물렀고

가야 할 때가 되었을 때 딸은 함께 캐나다로 가기로 결심을 했다

그래서 남편은 울며 겨자 먹기로 딸을 캐나다로 보냈고

그들은 일 년 후 한국에 와서 결혼식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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