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의 아픔과 이스라엘의 눈물

유대인의 억압과 이슬람의 박해 속에서

by 준구

팔레스타인의 크리스천 한나를 알고 나서 그들이 겪는 삶의 애환을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거주지의 면적이라 봐야 가로 40킬로 세로 10킬로 남짓한 협소한 공간에서 갇혀 사는 것도

숨 막히는 일이지만, 자신의 종교를 자유롭게 믿을 수 없게 만드는 탄압은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

물자와 식료품이 부족하고 교육과 의료시설이 빈약한 것은 참아낼 수 있지만 복음을 증거하고 찬양한다는 사실로 위협받는 것은 감당하기 힘들었다.

이슬람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는 하마스의 등장으로 가자지구에서 생활하는 이방 종교인들은 박해의 대상이 되었다. 기독교와 천주교인들은 순교를 각오하는 자세로 신앙생활을 이어가야만 했다. 그런 살얼음판 속에서 결국 테러에 의한 암살이 자행되었고 한나는 자신의 신앙공동체를 두고 외부 국가로 탈출할 수밖에 없었다.


아랍과 유대인이 섞여 살았던 땅에서 어느 날 갑자기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독립국가를 1948년에 세우며

타민족을 추방하기 시작했다. 수천 년 전에 나라를 잃고 세계를 유랑하던 유대인들은 시오니즘을 기치로 다시금 팔레스타인으로 모여들기 시작했고, 나치의 대학살 이후 국가건국에 대한 욕망은 극에 달한 상태였다.

영국은 1차 세계대전 중이던 1915년 아랍 민족에게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보장하겠으니 참전해서 독일과 대항할 것을 제안했다. 1917년엔 팔레스타인에 민족국가를 세워줄 테니 우군이 되어달라며 유대인을 꼬드겼다. 이 ‘벨푸어 선언’은 아랍에게 약속한 ‘맥마흔 선언'과는 상충되는 모순이 존재하는 것이었다. 같은 지역에서 두 민족의 독립을 인정해 주겠다는 영국의 꼼수와 조급함이 자초한 불씨였다.


민족국가 건립을 인정한 영국의 입장이 발표된 후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한 유대인 수는 크게 늘기 시작했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나자 유엔은 1947년 11월에 팔레스타인에 아랍국가와 유대국가를 각각 세운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당시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유대인이 소유한 땅은 전체 토지의 약 6%에 불과했지만, 결의안에 의한 분할 후엔 소수의 유대인이 팔레스타인 지역의 56%를 차지하게 된다. 아랍인의 입장에선 유엔 분할 안을 받아들일 수없이 불평등하게 느꼈지만, 이스라엘은 군사작전을 펼쳐서 약자인 아랍인들을 추방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땅을 강제로 빼앗긴 한나와 같은 아랍인은 서쪽으로 쫓겨나 가자지구로 내몰리고 동쪽으로는 요르단 서안지역으로 추방되었다.

종교적으로는 유대인의 힘에 눌려 아랍의 이슬람이 집과 터전을 빼앗긴 것이고, 아랍인 중에서도 소수의 그리스도인들은 그 이중의 핍박 속에 숨죽이며 신앙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본토친척 아비 집 갈대아우르 (유프라테스 문명)을 떠나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팔레스타인의 예루살렘에 당도한 이는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다. 물론 그 이전에는 이미 사람들이 정착해서 살아가는 공간이 팔레스타인이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다시 이스라엘은 첨단의 무기로 가자지구를 폭격하고 있다. 중동지역의 패권을 위해서 유대인들의 강력한 영향권에 있는 미국은 이스라엘을 적극 지원하며 최신의 무기를 판매하는 국익도 챙기고 있다. 강경 이슬람의 아랍도 하마스를 통한 대리전에 양보할 기색이 없다.


민족과 종교와 국익 앞에서 인간의 존엄과 인류애는 사라진 지 오래다. 어린아이와 선량한 시민의 생명이 처참히 묵살되고 있다. 하나님을 믿는 신앙의 관점에선 유대인의 생명도 이슬람의 생명도 그리스도인도 가톨릭도 모든 사람은 존엄하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귀히 여기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세계시민의 관점에서도 인간의 생명은 귀한 것이다. 힘 있는 선진국의 사람 백인이란 특정한 인간만이 존엄한 것이 아니다.


종교인이 한 국가의 이데올로기와 이익에 갇혀서 보편화된 사랑을 말하지 않는다면 그건 이미 죽은 신앙을 사는 것이다. 세계시민의 의식으로 인류를 보듬지 않는다면 참된 가치를 실현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한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이사야 2, 4)는 말씀은

이 세상에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시는 하나님의 마음이라 믿는다.

그분이 서로 반목하며 총과 칼과 첨단의 무기를 퍼부어대며 살상하는 이 시대를 바라보며

얼마나 깊은 탄식과 통곡의 눈물을 흘리고 계실지.


신앙인들이 회개하며 평화를 위해 기도하며 국가 이기주의를 극복하는 주체가 되기를 소원한다. 선한 세계시민의 가치를 가진 사람들도 연대하며 행동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모두가 존엄한 인간이며 이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다.


팔레스타인과 한반도와 지구촌 곳곳의 평화와 공존을 위해 애절하게 기도하는 밤이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한나목사의 샬롬을 기원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주여! 이 땅을 긍휼히 여겨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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