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제작기-기획단계 pre production

기획 촬영 및 후반작업

by 준구



저는 2004년에 영유아 보육과 교육에 관한 2부작 다큐멘터리를 제작했습니다.

이제는 지난 과거의 일이지만, 열정만 있고 뾰족한 대안이 없던 때의 소소한 성취였기에 내내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때는 몸담았던 방송사를 나온 터라 방송 프로그램을 기획한다고 해서 제작이 되는 것도 아니고 송출이 된다는 보장도 없었습니다. 제작비 조달은 현실적인 장벽이었습니다.

그래도 성실히 준비하면 길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로 자료를 모으고 전문가를 만나며 작가와 함께 머리를 맞대었습니다. 작은 제작사였지만 동료 피디들과도 회의를 거듭하며 초안을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프로그램의 큰 제목은 ‘인재가 희망이다’로, 1부는 “한국의 영유아 교육 이대로 좋은가?”

2부는 “한국의 영유아 교육 미래의 길”이라 정했습니다.

제목에서 말하듯 기획 의도는 당시 우리 사회가 당면한 보육과 교육의 불안전한 공존과 제도에 대한 문제제기와 방안을 모색해보고 싶어서였습니다. 시청대상은 영유아와 초등생을 둔 부모님이 대상이지만 기성세대 모두가 그 당사자라 생각했습니다. 책을 보고 연구하고 전문가와 교수의 조언을 듣고 촬영 대상지를 답사하며 가구성안을 만들어냅니다.


스크린샷(1).png 프랑스의 아이들


사실 이런 기본 틀을 정하는 것까지는 큰돈이 들어가진 않습니다.


이제 정말로 중요한 건 가구성안이란 초안을 구현할 제작비를 조달하는 일입니다.

우리의 보육과 교육 현실만 봐서는 대안이 안 보이니 다른 나라와 그들의 시스템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유럽에서는 프랑스, 북미에서는 미국을 각 대륙의 샘플로 정했습니다.

60분 물 2부작에 해외 촬영이 들어가면 제작비는 껑충 뛰는 건 당연합니다.

가난한 제작자에게 프로그램 제작 가능 여부는 대략 이러합니다. 방송사가 제작사의 기획력을 신뢰해서 프로그램 제작비 전액을 지원할 경우, 또는 제작사가 대기업의 협찬을 많이 받아서 방송사의 부담을 줄여줄 때, 마지막은 국가가 방송발전을 위해 제작비를 지원하는 방송위원회의 공모에 채택되는 방법입니다.

우리는 방송사로부터 어떠한 제약도 받지 않고, 우리의 의도대로 콘텐츠를 생산해서 송출하길 바랬습니다. 정부 지원에 한가닥 기대를 걸었고 힘겨운 페이퍼 작업 끝에 서류제출을 마쳤습니다.

이쯤되면 피디와 작가는 자기가 제작하고자하는 분야에서 전문가 수준의 식견에 도달해야합니다.

논리적 타당성으로 시청자의 이해와 공감을 얻어내려면 말입니다.


서류 마감은 2월 말, 발표는 3월, 제작 완료는 12월까지 제작 완료 및 송출의 일정이었습니다.

잠시 짚고 넘어가자면 기획단계에서 제작스텝이 꾸려집니다. 제작피디, 조연출, 작가, 서브작가, VJ , 촬영감독, 조명팀 등입니다. 성우, 음악 효과, 편집 감독 등은 후반 작업에 필요하므로 다음에 정하더라도 말이죠.

몇 분 분량의 방송물이냐와 제작 스케일에 따라 제작비 규모가 달라진다는 것은 상식이겠죠.

제작 기간도 비용 증가를 부추기는 요소입니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진인사대천명의 마음으로 초조한 한 달의 기다림을 가졌습니다.

뽑기라면 나만 비켜가고, 경품 당첨은 늘 남의 이야기였는데,

하늘이 움직였나 봅니다.

열정밖에는 없었던 우리 팀에 제작비 지원이라는 낭보가 전해졌습니다.

이제 전국 방방곡곡으로 일본과 미국을 거쳐 유럽으로 떠날 날을 기대하며 섭외와

일정 조절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부푼 마음에 국내외 촬영 단계에선 어떤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지도 모른 체 말이죠.



https://youtu.be/HDuDn6Nn4Ys 인재가 희망이다 1부


( 볼드체는 기획단계에서 살펴야 하는 중요한 개념입니다. )


글 싣는 순서

1. 기획단계 preproduction

2. 촬영 단계 production

3. 편집 및 후반 작업 postprod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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