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제 설정과 게이트키핑

커뮤니케이션 이론 1

by 준구

나는 오늘 밤에

공영방송의 9시 저녁뉴스를 시청할 예정이다.

세월호의 보도 때에는 JTBC의 8시 뉴스를 신뢰했었다. 물론 그 이전에는 방송뉴스를 보느니 “나는 꼼수다”의 팟캐스트를 듣는 게 정신건강에 이로웠다.

물론 한때는 MBC를 애정 했던 때도 있었고 거슬러 올라가면, 방송 통폐합으로 한때는 보도가 정지된 CBS 라디오 뉴스를 경청했던 때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방송의 공정성과 신뢰도에 따라서 선호가 바뀌었고, 대부분의 시청자들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선택은 능동적으로 변해갔다.

신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주로 보는 신문은 고정되어있었고 여타의 신문은 참고 삼아 훑어보았다. 같은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과 분석이 어쩜 이리 다를 수 있나 놀라기도 하면서.



미디어는 우리의 삶에 강력하게 작용한다.

미디어에 무비판적인 수용자

방송의 뉴스나 시사프로그램 또는 신문이 대중에게 무엇을 보여주느냐에 따라서 시청자들은 그것에 관하여 생각하기 시작한다.

미국 예일대학 연구자들의 실험에서 시청자들을 3개 집단으로 나누어 4일 연속 저녁 뉴스를 시청하게 했다. 각 집단마다 강조하는 이슈가 다른 뉴스들을 편집해서 내보냈다. 한 집단엔 환경오염을 중심으로, 다른 하나는 국가 방위에 관한 내용을 그리고 마지막 그룹은 인플레이션에 관한 강조였다.


실험 결과 각 집단은 미디어에서 의제를 내세웠던 내용이 대체로 자신들이 생각하는 우선순위의 의제라고 답했다. 미디어가 무엇을 제시하는 가에 의해서 사람들은 영향을 받으며 비로소 그 의제에 관해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매스 미디어는 중요한 사건을 미디어 의제에서
공중의 의제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맥스웰 매콤스 , 도널드 쇼 -

뉴스를 시청하면 누구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보도가 가장 비중이 높고 차순위들은 그다음의 비중에 해당한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뉴스는 제한된 방송 시간과 지면에 의해 다 보도되지는 않는다. 뉴스들이 선택되거나 버려지고 축소되거나 지속되기도 한다. 방송사마다 비중 있는 이슈들이 다르고 강조점도 다르다.

헤드라인 전면을 장식할 수도 있고 마지못해 안 보이는 귀퉁이에 조그맣게 노출될 수도 있다.

게이트키핑(gatekeeping)은 이러한 과정에서 메시지가 선택되거나 버려지고 편집되는 것을 말하고,

이때 게이트키핑의 권한을 지닌 데스크의 힘은 막강하다. 메시지의 생살여탈권을 갖는 것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채택되거나 버려지는 기준은 무엇일까?

공익성 공정성 정확성 견제와 감시 정론 직필 뭐 이런 가치와 기능은 언론의 기본 품격이라고 치고 말이다.

뉴스로 따지면 뉴스로서의 가치가 우선일 것이다. 언론사의 제작 방향과 철학에 부합한 것인지도 중요하다.

또는 외부의 영향력에 의한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정치적 자유가 덜한 나라에서는 정부의 압박에, 대기업 광고주들의 입김에 할 말을 못 하고 지면과 영상이 축소되거나 방송이 불발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동일한 사건이 방송되더라도 진보적 성향과 보수적 성향, 친노동적 친자본적, 친정부적 반정부적인 성향에 의해 방송의 방향과 논조가 달라진다


작년 말까지는 지겨울 정도로 “조국 교수”를 둘러싼 공방이 모든 미디어를 도배하다시피 했다. 남과 북의 분단선처럼 쩍 갈라진 민심이 겨우 잠잠해질 무렵 미디어의 의제는 “검찰권”으로 이어졌다.

무소불위 권력의 견제와 개혁 vs 검찰권 독립과 강화로 이어졌다.

그런데 불현듯 “코로나 19”의 팬데믹이 이전의 모든 이슈를 잠재우고 장기 레이스로 독주하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언론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생각하도록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성공적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무엇에 대하여 생각할 것인가를
말해 주는 데 있어서는 매우 성공적일 것이다.”
- 버나드 코헨 -


그러고 보니 예전에 재벌 관련, 정부 관련 이슈가 심각하게 전개된다 싶으면 하나씩 터져 나온

연예계 짜라시 뉴스로 대중의 관심이 확확 바뀌고 전환되던 때가 생각난다.

사람들은 그때마다 이번엔 뭘 덮으려고 또 하나씩 터뜨리나 하고 쓴웃음을 지곤 했다.

이번에는 코로나로 내가 당장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이고, 마스크 구하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으니

다른 이슈야 별 대수도 아니겠다.


“ 언론에서 주목하지 않는 이슈는 사람들의 생각 자체에서 배제된다”
- 손영준 -


이제 코 앞에 다가온 국회의원 선거에서 죽자 사자 덤벼드는 예비 후보자들이

잠시나마 겸손하게 한껏 자세를 낮추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여의도에서 살아남거든 제발 초심으로 겸허하시길 기원한다.




다음 글은 ‘프레임’에 관한 내용입니다.







keyword
이전 13화 우물 안 개구리에서 탈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