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적 시각과 프레임을 벗어난 시각

커뮤니케이션 이론 2

by 준구

TV와 신문을 보면 가끔 헷갈리는 때가 있습니다.

동일한 사항을 이야기하면서, 바라보는 관점과 해석이 너무도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지상파 뉴스를 시청하며 특정 사건의 내용과 추이를 알게 되었는데 종편 채널의 보도 방향은 상반된 논리가 펼쳐지기는 게 다반사입니다.

소위 조선 중앙 동아를 신뢰하는 사람들과 한겨레 경향을 구독하는 독자들 사이에는 토론과 대화가 잘 이뤄지지 않습니다. 민의를 반영하라고 뽑아 준 국회의원들도 여, 야로 나뉘어서 사사건건 부딪치는 판에 일반 사람들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영상이나 기사가 만들어질 때 언론사나 제작자는 자신의 세계관과 철학으로 걸러낸 메시지를 생산하게 됩니다. 어떠한 목적과 의도가 담기는 데 그것이 프레임입니다.

“프레이밍이란 지각된 실재의 특정 측면을 선정하는 것이며,
커뮤니케이션 텍스트 속에서 그러한 측면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들고,
이와 같은 방법으로 특수한 문제를 정의하며, 인과적으로 해석하고,
도덕적 평가나 그에 대한 처치 방법을 추천해 준다”
- 로버트 엔트만 -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11월 14일

역대 최대 규모의 ‘민중총궐기대회’가 있었습니다. 노동문제를 위시해서 농업, 인권, 평화, 대학구조조정, 세월호, 위안부, 공공의료 등의 여러 사회적 의제들을 내세운 대회였습니다. 수만 명의 시위대가 집결했고 공권력 역시 수 만의 경찰 병력과 차벽을 세워 집회를 막아내려고 했습니다. 세종대로로 행진하려는 시위대와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 병력은 물리력이 오가는 충돌을 빚게 됩니다.

보수적 방송과 신문은 당시 집권당의 입장에 서서 "민주노총 등 53개 단체가 대규모 불법 폭력집회를 개최, 이는 법치국가의 근간을 뒤흔든 공권력에 대한 도전이며, 상습적 반정부 시위단체 및 이적단체가 포함된 집회"라는 프레임으로 과격 폭력 불법을 강조했습니다.

당연히 과격한 시위대의 모습을 부각해서 보여주었고, 집회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위협과 불편을 느낀다며 자제를 부탁하는 시민의 인터뷰도 담아냈습니다.

반면 진보적 관점에서는 시민의 주장에 대한 자유로운 집회 결사의 권리를 “ 공권력의 과잉 폭력 진압”이라는 프레임으로 맞섰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신공안통치라는 관점에서 경찰력의 지나친 폭력성을 부각했습니다.

인터뷰는 사회안전망의 구축, 농산물 적정 가격 유지, 세월호 인양 등 사회 곳곳에서 벌어진 시급한 문제를 외면하고 정당한 요구에 성실하게 답하지 않는 정부를 지탄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무엇을 강조해서 보여줄 것인가?

그런데, 심각한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시위대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캅사이신을 섞은 물대포에 농민운동가 백남기 씨가 맞고 쓰러진 것입니다. 쓰러졌어도 계속 뿜어져 나오는 물대포에 그는 끝내 오랜 시간 사경을 헤매다 죽음을 맞았습니다.

죽음을 둘러싼 진실과 해명의 프레임도 꽤 오랫동안 지속되었습니다.

정권이 바뀌고 나서야 경찰은 그의 죽음에 대한 과격 대응 물대포의 직사 등을 시인하고 사과했지만 팽팽한 프레임 대응에 갇혀 많은 시간이 허비되었습니다.

언론이 프레임 대립에 치우친 사이에 정작 ‘민중총궐기대회’가 내세운 이슈들이 사라졌습니다.

‘최대 집회’라고 말했지만 시위대가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그 문제에 대한 해결은 어떠한 것인지에 대한 심층 접근은 부재했습니다. 총궐기대회 투쟁본부가 요구한 11대 요구안은 노동 의제뿐 아니라 농업, 인권, 평화, 대학구조조정, 세월호, 위안부, 공공의료 등 다양했지만, 각각의 요구사항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대안을 기대하는 시청자를 충족시키는 미디어는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한유총’ 한국유치원 총연맹을 둘러싼 쟁점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볼모로 자신의 이익을 관철시켰던 일부 사립교육기관의 폐해를 공정한 시스템 하의 관리에 두자는 입장과 사적 재산이니 자율성을 보장하라는 의견이 팽배했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조국 교수“를 둘러싼 대립적 견해는 광화문의 태극기와 서초동의 촛불로 타올랐습니다.

지금은 모든 이슈를 잠재워버린 코로나 19의 ”초동 대처방식“을 둘러싼 프레임 논쟁이 뜨겁다가, 코로나는 세를 확장해 지구촌을 떨게 만들고 있습니다.

”미디어는 우리에게 무엇에 관하여 생각할지를 말해 줄 뿐만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를 말해 주고,
심지어 무엇을 해야 할지도 말해 준다 “
- 맥콤스 -



저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를 즐겨 봅니다. 그의 작품에는 늘 세계 최고라고 생각했던 미국의 허상이 여지없이 드러나서 문제가 무엇이며 어떤 점을 돌아보고 성찰해야 하는 지를 보여줍니다.

현실을 직시해서 모순을 해학적으로 풀어내며 그 대안을 찾아갑니다. 자신의 인식과 미국 시스템의 한계를 인식하고 기존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프레임과 장을 탐구합니다.

열린 개방성과 수용성, 저는 그것이 진정한 저력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마이너에서 출발해서 이제는 메이저의 거대한 자본까지 제작에 실어 전 세계를 누비며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수 있는 마이클 무어가 참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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