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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움 Mar 01. 2022

2월의 망한 계획과 3월 계획

2월의 망한 계획, 3월은 워크샵 런칭의 달

2월, 도전 결과

2월 한 달간의 도전은 커피, 혼술 안 하기였다. 그 결과, 커피는 1주일 만에 다시 마셨고, 혼술 안 하기 한 달은 지켰다. 


커피는 포기할 수 없어

커피 안마시기를 도전한 이유는 지난 글에서 말했듯이 백신 부작용으로 어쩔 수 없이 못 마셨을 때 몸이 개운해져서였다. 당시 커피를 끊은 1주일 후 놀랍게도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카페인 없는 깨끗한 정신과 몸을 다시 만나고 싶었다. 그런데 커피 안마시기 도전 1주일이 되었는데도 이상하게 피곤함이 가시지 않았다. 오히려 더 나른하고 쳐졌다. 대체 왜 몸이 개운해지지 않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내가 간과한 게 있었다. 나는 백신 부작용 당시 재택을 하며 1주일 동안 아예 누워만 있었다. 숨이 차서 앉아있는 것도 힘들었다. 사람이 1주일 동안 누워만 있으면 몸이 안 피곤해지는 건 당연한 거다. 커피를 안 마셔서 몸이 더 개운해진 것도 분명 영향은 있었겠지만 사람이 일 안 하고, 잘 먹고 누워서 살면 에너지가 당연히 충전되는 법이다. 그땐 누워서 푹 쉬었고, 지금 나는 바쁜 일정을 보내느라 에너지 소모가 끝이 없다. 주어진 조건에 따라 설정을 달리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나는 하루에 커피 3잔을 자동으로 마셨다. 아침이니까, 점심 먹었으니까, 졸린 오후 3시니까 커피를 당연히 찾았다. 커피를 몸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만 마셔 건강한 습관을 만드는 게 이 도전의 취지였다. 그래서 목표를 하루에 커피 1잔에서 많으면 1.5잔만 마시기로 수정했다. 작업실에 도착해서 모닝커피 한 잔을 하고 그 외는 차를 마셨다. 오후에 정말 피곤할 땐 카누를 연하게 타서 마셨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오후 5시 이후로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것이었다. 커피를 적게 마시고 저녁에 마시지 않으면서 밤에 머리만 대면 꿀잠 자는 매일을 보냈다. 당연하게 여겨 바꿀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던 내 습관이 조금 고쳐졌던 한 달이었다. 커피는 필요할 때, 내가 즐길 수 있을 때, 나의 일상에 도움이 될 때 마시고 있다.


혼술 한 달 금주의 배움

혼술 한 달은 성공. 그리고 어제 그 마지막을 기념하며 혼자 피맥을 했다. 아주 제대로 시원하게 한 잔 쭉 들이켰다. 혼술 금주 도전을 끝내며 혼술을 더 즐겁게 가지기로 마음먹었다. 혼술 또한 습관이었다. 오늘 피곤하니까 한 잔, 입이 심심하니까 한 잔, 이대로 퇴근하기 아쉬우니까 한 잔, 그렇게 불필요한 한 잔을  습관처럼 마셨다. 


술이 함께 할 때 더 기분 좋은 때는 따로 있다. 한 달 아예 안 마셔보니 이제 그때가 언제인지 감이 온다. 과하지 않게 내가 스스로 즐기고 내 일상에 연료로 쓰일 수 있는 적재적소의 순간. 그 균형을 찾아가는 게 내 매달의 도전 이유이다. 어제와 같이 도전의 성공을 자축하거나, 나에게 보상해 주고 싶을 때, 즐겁게 한 잔 마시기 좋을 때 괜한 자기 검열로 혼술을 막지 않을 예정이다. 대신 적당한 때가 아닌 날이라면 마시지 말자. 뭐든지 함께 하면 좋은 날은 따로 있다.


일주일 점심 도시락 싸기 도전

일주일 단위 도전으로 평일 5일 점심 도시락 싸기를 했다. 내가 먹을 밥을 내가 짓는 일은 확신의 기쁨이었다. 속이 편한 집 밥을 먹으며 더 건강하게 먹고 생활할 수 없을까 자동으로 고민했다. 일주일  동안 매일 도시락을 쌌더니 도시락은 어느새 습관이 되어서 지금도 계속 싸고 있다. 생소한 무엇이든 일단 시작하고 며칠 지속하다 보면 그 재미와 보람을 알게 되고 새로운 습관으로 자리매김한다. 그러니 일상의 도전을 멈추지 않는 내가 되었으면 한다.


2월, 실패한 계획 

: 게렌하푸 서체 런칭 또 안 함


2월에 달성하지 못한 계획이 있다.

2월 계획 중

그렇다. 나는 양심이 없다. 사람이 맞을까? 


게렌하푸 서체를 또 완성하지 못했다. 아니 못한 게 아니라 안 한 거다. 계획이 실패한 이유는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2월에 계획을 세우면서 나는 이미 은연중에 짐작하고 있었다. 서체를 완성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이다. 그래서 계획을 대충 세웠다. ‘이쯤에 런칭하자.’ 이게 전부였다. 목표한 일정에 런칭하기 위해 작업량을 얼마큼씩 분배를 하고 단계를 밟아 나갈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전혀 세우지 않았다. 그래서 3월엔 서체 작업을 1순위로 정했다. 작업실 도착하면 매일 아침 1시간 동안 무조건 서체 작업을 하기로 계획했다. 이렇게 구체적인 날짜와 시간을 정해 행동할 수밖에 없는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3월엔 양심 좀 찾자 황 대표.


2월 성공한 계획

: 편지 프로젝트, 게렌하푸 크로셰 북마크 런칭

Written by 보령다움

2월의 가장 중요했던 프로젝트는 보령님과 함께한 편지 발송 프로젝트! 1월 한 달 동안 보령님과 내가 주고받은 편지를 실제 편지 봉투에 넣어 독자분들의 우편함으로 발송하는 프로젝트이다. 우표를 붙이고 우체통에 편지를 넣으며 잊고 있던 기다림의 기쁨을 되찾을 수 있었다.


게렌하푸 노리개 북마크

게렌하푸의 노리개 북마크도 드디어 런칭하였다. 섬유 공예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공예를 전공한 나의 한이기도 했다. 꼭 해내고 싶은 꿈을 이번에 이루었다. 책을 읽으며 나를 찾고, 나를 살리는 문장을 많이 만났다. 실제 나의 다이어리 한 페이지의 필사와 일기를 패키지에 담았다. 많은 분들이 책 속에서 자신을 살리는 문장을 만나셨으면 한다. 


3월 계획 

워크샵 런칭

3월은 일적으로 큰 도전의 한 달이 될 예정이다. 작업실을 커뮤니티 공간으로 운영하고 싶어 다양한 워크샵들을 기획해오고 있었다. 지난 주말에 그 시작으로 [프리워커의 꿈꾸는 시간] 모임을 열었다. 계획하기 좋아하는 내 덕후력을 살려 프리워커 분들이 모여 서로의 일상을 계획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각자 다른 영역에서 일하지만 삶의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니 즐거운 대화와 의미 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프리워커의 꿈꾸는 시간 첫 모입

커뮤니티 공간으로 브랜딩 하는데 더 큰 확신을 느꼈고, 준비해온 다른 워크샵들을 3월에 모두 런칭할 예정이다. 또한 코바늘뜨기 원데이 클래스도 3월 말 일정이 잡혀있다. 목표들을 하나씩 실현해나가는 2022의 매달이 난 늘 기대되고 설렌다. 


3월 도전

: 매일 2페이지 글쓰기

이번 3월 한 달 도전으로 워크샵 런칭에 도움이 될 수 있게 매일 2페이지씩 글쓰기를 정했다. 워크샵 주제인 서체, 브랜딩, 시간 관리에 관련된 주제로 내 생각들을 정리하려 한다. 글 쓰는 시간은 매일 기상 후 1시간이다. 그렇게 쓴 글들을 브런치에도 업로드할 계획이다.


평소 내 일상, 내 직업과 전혀 다른 아예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나처럼 이것저것 할 일 많은 사람들은 도움이 되는 분야의 활동들을 엮어서 시간 계획하는 것을 추천한다. 모든 것이 연결이 되어 나의 지평을 넓혀줄 것이다. 


30분 단위 하루 계획

나는 하루 계획을 짤 때 시간대별로 계획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하루에 꼭 해야 하는 일을 오전, 오후 정도로만 구상하고 그때그때 흐름에 맞춰 달성해나간다. 시간 단위로 쪼개 계획하면 갑자기 생기는 일들에 대처를 쉽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 시간 단위의 작성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2월을 보내며 어딘가 시간이 허비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간이 여유로우면 목적 없이  멍 때리는 시간이 많았다. 3월은 좀 더 타이트하고 알찬 하루를 보내고 싶어 30분 단위의 계획을 시도해 보려 한다. 내가 세운 계획에 얽매이기보단 이 계획표를 동력으로, 융통성도 가지면서 하루를 조각해 나는 게 목적이다. 한 달 후 나의 30분 단위 계획은 어떤 결과를 낼까? 몹시 궁금하다.


2월 독서 결산

2월엔 총 5권의 책을 완독했다. 그리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지만 2월이 28일밖에 없는 것을 감안하면 괜찮은 결과다. 확실히 2월엔 책 읽는 속도와 집중도가 떨어졌다. 나 스스로도 독서하며 집중을 잘 못하고 있다고 느꼈을 정도였다. 자투리 시간을 독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독서에 집중도를 높이는 연습을 해야겠다. 


3월 독서 계획

3월에는 2월에 많이 못 읽은 아쉬움을 10권 달성으로 꼭 풀자. 월 10권의 책을 읽기 위해 주 3권을 읽기로 구체적인 수치를 세웠다. 아침, 저녁 최소 30분의 독서 시간을 꼭 지키고, 이동 시간, 쉬는 시간 등 자투리 시간을 적극적으로 독서에 활용해야겠다.


이번 달 독서는 워크샵 런칭에 도움이 될 수 있게 서체, 브랜딩 위주의 책으로 계획했다. 또한 늘 그랬듯 중간중간 계획에 없던 새로운 책들을 사게 될 것이다. 내가 또 어떤 주제에 휙 빠지게 될지, 그 주제에 빠지게 되는 내 일상의 계기는 어떠할지 무척 궁금하다.

2월의 나는 많이 행복했다. 3월에는 또 어떤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3월의 나는 어떤 생각과 감정을 느낄까? 이 궁금증과 설렘을 가지고 늘 월 말, 월초에 계획을 한다. 내 미래를 그리는 건 자유이니 마음껏 한 달을 상상하며 계획한다. 보람된 매일이길, 작은 행복을 발견해서 간직할 수 있는 매 순간들이길 바라고 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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