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와숫자들 '그리움의 숲' 노래 소설
은수는 한 달 동안 매일 아침과 저녁마다 카카오톡 메신저의 검색창에 'ㅅㅎ'이라는 글자를 치고 있다. 'ㅅㅎ'이라는 두 글자를 치면 제일 먼저 검색되는 이름이 하나 있고 은수는 그 이름을 클릭해서 상태창과 이미지를 확인한다. 어제와 다른 점은 있는지 변한 것은 없는지, 카카오톡과 연계되어있는 그녀가 운영하는 매거진에 새 글은 없는지, 새 글이 있다면 누구를 무엇을 향한 것인지. 아침에 일어나 세수도 하기 전에 제일 먼저 핸드폰을 들어 확인하는 'ㅅㅎ', 저녁 늦게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이불을 덮음과 동시에 확인하는 'ㅅㅎ'. 그 두 단어의 주인은 '수현'이다.
'은수와 수현'. 친구들은 두 사람의 이름에서 겹치는 '수'를 강조하며 각각의 이름이 아닌 '은수수현' 또는 '은수현'으로 부르곤 했다. 1학년 1학기 엠티에서 처음 만나 술이 떡이 되어 고성방가를 지르던 동기들 사이에서 은수가 먼저 고백을 했고 수현이 은수의 고백을 받아 주었다. 그때부터 서로의 공강 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을 '은수현'은 함께 했었고 세 번의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냈다. 학과 선배가 어느 날 "너희는 졸업하고 꼭 성공한 캠퍼스 커플로 결혼까지 골인해라."라는 말을 그들에게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현은 은수에게 이별을 고했다. '은수현'은 결국 네 번째 크리스마스를 함께 하지 못했다. 차가운 바람이 귓볼을 스쳐가기 시작할 무렵, 은수와 수현은 헤어졌다. 은수는 12월을 수현 없이 맞는 것이 두려웠다. 크리스마스가 오는 것도, 새해가 오는 것도, 수현이 없이 치루어야 하는 기말고사도 전부 죽도록 싫었다.
수현의 카카오톡 상태창은 한 달이 넘도록 변함이 없다. 은수는 그 사이에 수현과 나누었던 마지막 대화를 자주 들여다보곤 했다. 단 두 마디에 정지되어있는 시간 이전으로 영원히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은수는 잘 알고 있다. 몇 마디 말 조차 더 이상은 건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수는 습관적으로 멈춰져 있는 '은수현'의 시간을 자꾸만 복기해본다. 돌아오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그 시간의 초침이 다시 째깍 소리를 내며 움직이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합정역 스벅에서 보자'
'출발할 때 연락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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