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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아라 Feb 06. 2020

탄생

King 이고 싶어했던 Queen : 스웨덴의 크리스티나


16세기 최고의 관측 천문학자이자 점성술사였던 티코 브라헤는 어느날 별의 위치를 보고 "위대한 국왕"의 탄생을 예언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그 별의 위치에서 태어난 인물이 바로 크리스티나의 아버지였던 구스타프 2세 아돌프였습니다.


티코 브라헤, 브라헤 가문은 북유럽의 유력한 귀족가문중 하나로 티코 브라헤의 집안은 덴마크 국왕의 신하들이었습니다. 


티코 브라헤의 예견대로 "위대한 국왕"으로 알려지게 되는 구스타프 2세 아돌프가 태어난 28년쯤 뒤인 1626년 12월 스웨덴 왕가에서는 또 한명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구스타프 2세 아돌프의 왕비였던 마리아 엘레오노라 왕비가 아이를 낳고 있었습니다. 이미 세명의 아이를 잃었던 마리아 엘레오라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건강상태가 나빴기에, 어쩌면 구스타프 2세 아돌프에게는 이번이 그에게 적자가 태어날 마지막 기회일수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왕비가 진통하는 동안 사람들은 국왕에게 뜻밖의 소식을 알립니다. 사람들은 국왕에게 그날의 별의 위치는 국왕이 태어났던 날의 위치와 같은 위치라고 알려줬습니다. 위대한 국왕의 탄생을 예언했던 티코 브라헤의 예언이 또한번 이야기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기쁜 소식에 왕가의 사람 모두들 태어날 아이가 구스타프 2세 아돌프의 뒤를 이어 위대한 국왕이 될 아들이라 의심치 않게 되죠.


그리고 곧 왕비가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이 전해져옵니다. 모두들 후계자가 될 아들을 바라고 있었는데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왕비의 시녀는 털에 덮힌 외모와 바사 가문의 남성들의 특징이었던 긴 코를 보고 아이가 아들일것이라고 여겨서 서둘로 국왕에게 아들이 태어났다고 알리게 됩니다. 그리고 왕비 역시 아이가 아들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드디어 후계자가 태어났다고 기뻐했으며 구스타프 2세 아돌프는 왕자가 태어난 것에 대한 축하연을 열었습니다.


구스타프 2세 아돌프, 바사 가문의 국왕들은 이렇게 크고 긴 코를 특징적으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두가 착각이었습니다. 왕비가 낳은 아이는 아들이 아니라 딸이었죠. 아이의 외모를 보고 아이의 성별을 확인하지 않고 서두른 사람들의 실수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실수는 너무나도 큰것이었죠. 모두가 아들이라고 여겼던 그 아이는 사실 딸이었기 때문입니다. 국왕이나 심지어 왕비마저 아들을 낳았다고 여겼기에 이 난감한 상황을 수습해야할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왕비는 자신이 낳은 아이가 아들이 아니라 딸이라는 이야기에 이를 인정하길 거부했으며 나아가서는 자신의 아이를 미워하기 까지 하게 됩니다. 크리스티나는 훗날 이 상황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결국 '자기 아이를 미워하고 해를 끼쳤다'라고 표현했었습니다.


국왕이 공개적으로 왕자의 탄생을 축하하는 연회를 베풀고 있는 중이었기에 국왕에게 새로 태어난 아이가 아들이 아니라 딸이라고 이야기할만한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만약 국왕이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발생할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 임무를 맡은 사람은 국왕이 가장 신뢰하는 인물중 하나였던 국왕의누나인 카타리나였습니다. 카타리나는 새로태어난 조카를 안고 동생에게 가서 아이가 아들이 아니라 딸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줬습니다. 이미 왕자 탄생을 기념하는 연회를 베풀고 있던 구스타프 2세 아돌프에게는 큰 실망이 아닐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실망감을 딛고 아이를 보면서 "이 아이가 내게는 아들과 같은 겁니다."라고 누나에게 말했으며, 하던 연회를 계속 진행하게 했다고 전해집니다.


스웨덴의 카타리나, 구스타프 2세 아돌프의 누나, 팔츠-츠바이크뤽켄-크리부르크의 팔츠 그라핀, 칼 10세 구스타프의 어머니


아마도 구스타프 2세 아돌프에게는 더 이상의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입니다. 유력한 남성후계자였던 동생은 미혼으로 사망했었으며, 동생과 결혼한 사촌은 역시 불행한 결혼생활을 했고 둘사이에 후계자를 낳지 못했죠. 이런 상황에서 아내마저 아팠기에 더이상 자녀를 기대할수 없었고 결국 그는 딸이라도 후계자로 선택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왕자 탄생"을 축하하는 연회를 그대로 진행했을 것입니다. 그에게 크리스티나는 단순한 딸이 아니라 "자신의 왕가를 잇는 유일한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컸기 매우 컸기 때문입니다.

크리스티나는 이렇게 모두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태어났지만, 그녀의 탄생은 모두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스웨덴과 당시 유럽의 복잡한 상황은 크리스티나에게 이런 실망감을 감내하면서 살아야하는 상황을 만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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