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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카페인플리즈 Nov 24. 2023

마릴린 먼로와 친하게 지내기

지미추 일리싯 플라워




강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이 향기는
실크드레스 위에 레더 재킷을 입는 스타일링에 잘 어울려요



사람은 자신과 다른 성향을 지닌 사람에게 끌린다고 하는데 영 그렇지 만도 아닌 것이 제가 늘 곤란해 하는 상대가 마릴린 먼로 같은 스타일입니다. 특유의 빨려들 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온 몸에 끼가 철철 흐르는 탓에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고 그러다 보니 동등한 동료나 친구 라기보다 나와는 다른 세상의 연예인을 보는 느낌이 들어요. 이쁘고 좋은데 막 친구하기엔 좀 부담스러운. 훅 파인 옷 입고 와서 흐느적거리면서 얘기하면 대화하기 힘들 거 같은... 


전 직장, 저와 같은 팀에도 그런 사람이 한 명 있었어요. 저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라는 건 ‘삼성동 마릴린’이라는 그녀의 별명에서 증명하고 있었어요. 그녀에게 잘해주려고 늘 노력하면서도 저보다 후배인 그녀가 그렇게 어려웠어요. 그러던 어느 날 저의 결정적인 사고로 그녀와 멀어지게 된 기억이 있습니다. 


어느 회식 자리, 보트넥 상의를 입고 제 옆에 앉은 삼성동 마릴린이 술이 살짝 취한 채로 자세가 흐트러지고 있었어요. 전 아까부터 한쪽 어깨가 흘러내리는 그녀의 상의가 자꾸 눈에 걸렸어요. 어쩌다 그녀와 마주보고 얘기를 하는 중이었는데, 저도 모르게 손이 스르르 나가서 그녀의 어깨 밑으로 흘러내린 옷을 위로 끌어올려 주었답니다! 


그 순간 그녀의 흔들리는 눈빛과 마주쳤어요. 그 눈빛을 본 순간 전 제 잘못을 바로 깨닫고 끌어올렸던 옷을 다시 어깨 밑으로 내려놓았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었어요. 옷을 올린 것도, 다시 내린 행동도 너무 어색하게 되어버린 거죠. 아~ 제가 무슨 짓을 한 걸 까요. 서로 뻘쭘해진 그녀와 나는 등을 돌린 채 각자 옆 사람에게 필사적으로 말을 건네는 마무리.





지미추 EDT, 숨막힐 듯 섹시하고 농염한 향이예요. 향을 맡자 마자 <삼성동 마릴린> 기억이 떠올랐어요. 역시 제가 뿌릴 향수는 아니네요. 뭐랄까. 마릴린 먼로와 친하게 지내야 하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지미추 일리싯 플라워는 섹시한 이미지에서 농염했던 느낌이 살짝 빠졌어요. 지미추 오리지널과 같은 플로럴 머스크 계열이긴 하지만 향 자체가 많이 가벼워요.


탑 노트 : 살구 만다린 프리지아

미들 노트 : 로즈 자몽 자스민

베이스 노트 : 머스크 샌달우드 캐시밀린


첫 향기는 강하고 톡 쏘는 듯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곧 이어 부드러운 꽃향기가 아래에서부터 잔잔히 퍼져 올라와요. 그리고는 살짝 머스크한 기운이 그 위에 입혀져서는 끝까지 갑니다. 강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이 향기는 실크드레스 위에 레더 재킷을 입는 스타일링에 잘 어울려요.


홈페이지에 지미추 일리싯 플라워를 설명한 걸 보자면 섹시하고 강하며 도전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여성. 이라고 돼있어요. 여기는 쎈 캐릭터로만 표현되어 있는데 제가 느끼기엔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여성성이 분명 포함되어 있습니다.





선미와 잘 어울리는 향

지미추 일리싯 플라워는 선미의 향이라고 할 만큼 선미와 잘 들어맞습니다. 겉보기엔 섹시하고 여성여성하지만 어떤 노래를 부를 때 그녀는 마냥 폭신하지 않아요. 강하고 자유분방하고 대담하고 도전적이죠. 오피셜 페이지의 설명대로 거부할 수 없는 매혹적인 여성임에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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