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에서 시작하는 AI 플랫폼 도전기 3화
"이거 아세요? 영상 15개로 구독자 90만 명을 모은 채널이 있더라고요."
L의 말에 화상 미팅에서 대표님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90만? 그것도 15개 영상으로? 대체 어떤 내용이길래요?"
"놀라운 건 실제 사람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간단한 이미지로 만든 영상이었어요."
L이 공유해 준 그 채널의 영상들을 살펴보았다. 화려한 편집이나 특별한 효과는 없었다. 단지 탄탄한 내용과 잘 구성된 스토리텔링만이 존재했다.
"역시..." 대표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보이는 것보다 내용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되네요."
L은 그의 말에 동의했다. AI 기술은 화려하고 현란했지만, 그 안에 담기는 내용의 깊이는 결국 인간의 창의성과 지혜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그도 직감했다.
"웨비나 언제였죠? 3주 뒤라고 했나요?"
대표님의 질문에 나는 캘린더를 다시 확인하고 화들짝 놀랐다.
"아, 2주 남았네요! 계산을 잘못했었네요."
나는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L군, 제가 계산을 잘못했네요. 죄송해요."
L군의 표정이 잠시 굳었다가 이내 담담해졌다. "괜찮습니다. 팀장님. 오히려 더 집중해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말해도 L군과 내가 당황한 게 화면을 통해 보였는지 대표님은 우리를 안심시켰다.
"괜찮아요, 시간 충분해요. L군이 해야 할 일은 뭐죠?"
"여러 AI 툴을 사용해 보고 깊이를 다지는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쉽게 알려주는 게 키포인트라고 하셨습니다."
대표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복잡한 기술을 단순하게 풀어내는 게 우리의 강점이니까요. 그리고 팀장이 말한 도메인 중에 괜찮은 거 내가 말했었죠?"
L군은 자신이 해야 할 것이 생각났는지 조심스럽게 대표님께 질문했다.
"제가 AI로 로고 만들어봐도 괜찮을까요?"
"L군, 당연하죠. 그리고 아까 말한 채널 참고해서 영상도 한 번 만들어보세요."
사무실 창밖으로 노을이 지고 있었다. 대표님과 L은 아직 모니터 앞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웹에이전시에서 익힌 노하우를 전부 다 AI 플랫폼에 풀 생각이에요." 대표님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숨김없이 다."
"모든 걸요? 그래도 괜찮을까요?"
"왜 안 될까요? 중요한 건 결제 시스템이랑 고객 DB 수집을 위한 프로그램 같은 인프라예요."
L은 대표님의 의도를 궁금해했다. "웨비나로 매출을 올리시려는 게 아닌가요?"
대표님은 고개를 저었다. "매출은 부차적인 문제예요. 내가 하고 싶은 건 처음부터 끝까지 플랫폼을 만드는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거예요. 지식을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거죠."
그리고 뭐든 그렇듯, 사업도 혼자보다는 같이 하는 게 더 재미있잖아요.
L은 대표님의 말에 감명받았다.
기술의 발전 속도는 어느 때보다 빨랐다. 하지만 그 뒤에서 일을 하는 부분은 사람이고 같이 해야 더 멀리 꾸준히 갈 수가 있다. AI 플랫폼을 만드는 과정에서 L과 내가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어쩌면 그것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