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향한, 우리를 향한 첫 인사

안녕? 그 속은 따듯하고 포근하니?

by 집사가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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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임신을 했다.


2011년 겨울, 남들보다 조금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한 뒤 지금까지 '천상천하 WE ARE 독존'을 외치며

자유로운 젊은 부부로 살아온 지 벌써 6년.


우리에게 '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새로운 생명이 찾아왔다.

작은 동그라미 하나가 우리의 아이라니.. 실감이 나지 않았다.


TV나 드라마에서 보아왔던 그런 감동적이고 로맨틱한 장면을 연출할 순간도 없이,

그런 마음의 여유와 준비됨은 전혀 없었다.

많은 상황에서, 이런 상황일 때는 이렇게, 저런 상황일 때는 저렇게 라는 것들을

준비하고 대비하곤 했지만, 이번 만큼은 예외였다.


일말의 가식이나 각본 없이, 나에게 전해진 그 감정 그대로 받아들였고,

그렇기 때문에 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알지 못했다.


처음이었으니까.


뭐랄까. 처음 느끼는 행복함과 신기함, 그리고 아내에 대한 사랑이 가슴속에 차올라서,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요새 표현으로 하면, TV에서 봐왔던 그런 리액션은 1도 하지 못했다.

어쩌면 아내는 이런 나의 반응에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이 내 솔직함이었다.


그렇게,

2017년 10월 24일.

두 손 꼬옥 잡고 찾아간 산부인과에서 임신 확정 진단을 받고 난 뒤,

우리는 공식적으로 엄마와 아빠가 되는 첫 걸음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 행복한 순간을 조금 더 짙게 간직하고자,

아내와 아내 배 속에 있는 우리의 조그만 동그라미 생명체를 위해

나는 매 순간을 기록하기로 했다.


나를 향한, 우리를 향한 첫 인사.


아가야,

너는 눈코입하나 없는 작은 동그라미 점의 모습으로 찾아온 순간부터

우리에게 최고의 선물이자, 최고의 기쁨이란다.


엄마 아프게 하지말고, 포근한 배 안에서 건강하게 자라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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