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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지 Jan 30. 2022

다윗과 압살롬

2022. 1. 31. 매일묵상

오늘 말씀에서는 다윗과 압살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요. 압살롬은 다윗의 잘생긴 아들이었어요.

이스라엘에서 그만큼 잘 생긴 이가 없었다고 성경에 전할 정도이니 그 꽃미모가 어떠했을지 알 수 있어요. 


압살롬의 누이였던 아름다운 타미르가 암논에게 겁탈 당하고 마는데, 압살롬은 인내가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압살롬은 이년 뒤, 계획을 세워 암논을 죽입니다. 이 일로 다윗의 미움을 사지만 압살롬은 다윗의 미움이 풀릴 때까지 피신해 있어요.


결국 다윗과 압살롬은 화해를 하지만 압살롬이 반란을 모의합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사람들의 마음을 먼저 사로잡았다라든지, 헤브론에서의 일을 보면 압살롬은 머리가 좋은 것 같아오. 뭔가 즉흥적이지 않고 계획적이죠. 아마도 아름답고 총명한 압살롬은 다윗에게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아들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둘의 싸움이 안타깝네요. 사랑하는 아들과 대치해야 하는 다윗의 마음이 어떠할지..


그런데 또한 다윗에 대한 생각도 많아졌습니다.  다윗은 자기에게 일어난 일을 잘 받아들이는 성격 같습니다. 


"주님께서 그에게 명령하신 것이니 저주하게 내버려 두시오. 행여 주님께서 나의 불행을 보시고 오늘 내리시는 저주를 선으로 갚아주실지 누가 알겠소?" (2사무 16,12)


다윗도 분명 인간적으로 속상하거나 울분이 터지는 일이 있을텐데도 자기의 화 때문에 움직이지는 않는 것 같아요. 오늘 압살롬과 다윗 군사들의 싸움에서는 더욱 그러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를 보아서 저 어린 압살롬을 너그럽게 다루어 주시오" 라고 말합니다. 


분명, 압살롬의 공격에 대응하는 전투이니 압살롬에 대한 적의가 느껴져야 하는데 전혀 느낄 수가 없어요. 

오히려 압살롬에 대한 다윗의 사랑이 느껴집니다. 


그러고 보면 다윗은 참 인간적인 사람인 것 같아요.

내가 좋은 집에 살고 있으니 하느님께 좋은 집을 지어드리고 싶은 인간적인 마음도 가지고 있고,

몸이 편하니 전쟁에도 나가지 않는 나태함도 보이고

예쁜 밧세바를 보고 참지 못하고. 그녀의 남편까지 죽이고.

자기를 몰아내고 왕이 되려는 아들의 죽음을 보고선 목놓아 울며 슬퍼하는 모습까지. 

정많고 인간적인 모습을 고루 갖추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애초에 왜 압살롬이 다윗에게 역심을 품었는지 그가 헤아려 보았다면 어땠을까요....

암논이 타마르를 범했을 때, 아버지로서 시시비비를 가렸더라면

오늘과 같은 슬픔이 일어나지 않았을거라 생각하니 안타까워집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전쟁이 승리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 어린 압살롬은 무사하냐?" 고 두 번이나 물으며 압살롬의 죽음을 슬퍼합니다. 그리하여 다윗의 모든 군사에게 그날의 승리는 슬픔으로 변하고 말았죠...

인간적인 슬픔에 휩싸여 자기를 위해 싸워준 군사들의 사기를 꺾고 만 것이죠. 


이런 다윗의 행동이 옳은 건지, 제 생각으로는 잘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성경 곳곳에서 보이는 다윗의 너그러움과 따뜻함은 정말 보기 좋았다는 것입니다. 다윗의 죄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 그에게 이스라엘 왕국을 통치할 권한을 주신 것은 다윗의 순종과 이런 따뜻한 마음을 높게 평가하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구약성경의 역사서는 참 재미있으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좋은 밤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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