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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플 백종화 Aug 09. 2024

한 입 리더십 _ 조직 안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능력자

인하우스에서 영향력이 없는 이유 

(부제 : 조직 안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 


가끔보면 대단한 지식과 인사이트,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는 그 힘을 쓰지 못하죠. 대신 밖에 나와서 외부 사람들을 만나거나, 새로운 조직에서 일을 하게 되면 그 힘이 날개를 달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한 HR 담당자의 이야기입니다. 탁월한 지식과 경험이 있었고, 자신만의 레퍼런스를 가진 HR 담당자는 조직의 변화를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사용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내부의 구성원들이 그의 이야기를 귀기울이지 않더라고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변화가 싫었기 때문이고, HR 담당자가 힘을 갖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조직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와 -로 구성되어 있죠. 100이라는 힘이 있다면 한 사람이 힘을 갖게 되면 반대로 힘을 잃어버리는 사람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조직도 마찬가지 입니다. 만약 영업부의 힘이 강해지면 어떻게 될까요? 상대적으로 디자인이나 MD 부분의 힘이 약해질 수 밖에는 없게 됩니다. 제품을 판매하는 영업부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진행되기 때문에 디자인과 MD는 영업부가 영업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울 수 밖에는 없거든요. 


HR도 마찬가지였습니다. HR 담당자가 주도적으로 조직을 '성장 중심'으로 변화시켜려고 했을 때 그 변화를 거부했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공동 창업자 들이었죠. 그전까지는 창업자와 공동 창업자가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하던 조직이었는데, 성장 중심으로의 변화를 추구하다 보니 팀장 중심의 조직으로 변화를 할 수 밖에는 없게 되었거든요. 자신들의 권한을 팀장에게 위임해야 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었습니다. 


아무리 탁월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는 힘을 내기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 또한 그런 경험들이 너무 많고, 제 주변에도 그런 경험을 지금도 하고 있는 인재들이 많이 있죠. 이때 봐야 할 것은 두가지입니다. 

1) 조직의 목표과 목적

2) 내 주변의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interest 


나의 행동이 조직의 목적과 목표에 맞는 것인가?에 '매우 그렇다'라는 답이 나온다면 저는 철저하게 협상, 협의, 토론을 하는 편입니다. 반대로 '잘 모르겠다' 라는 대답이 나오면 제 의견을 주장하지 않죠.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행동의 기준은 '조직의 목표와 목적에 기여하는가?' 로 판단해야 합니다. 


또 하나는 내 주변 이해관계자들이 가진 그들만의 목적을 찾는 것입니다. 내가 추구하는 과정에서 힘을 갖게 되면 반대로 그 부분을 싫어하는 인원과 조직이 있을 수 밖에는 없기 때문이죠. 이때 핵심은 그들에게도 성장 또는 성공의 기회가 있다는 것을 찾아서 공유하거나, 조직의 목적을 위해서 크게 의사결정을 해야한다는 설득을 하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조직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주지 못한다면 '내가 믿는 만큼, 나를 믿어주고 기회를 주는 조직으로 이동'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저처럼 '나만의 비즈니스를 통해 나를 증명해야' 할 수도 있고요.


제가 해결했던 방법 중 하나는 조금 달랐는데요. 처음 이직한 스타트업에서 '지가 뭔데 우릴 가르쳐? 스타트업도 모르면서' 라는 이야기를 하는 매니저들이 많아지고 있을 때 전체 리더들을 대상으로 코칭 리더십을 학습하는 큰 프로젝트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때 제가 직접 강의와 코칭을 하지 않고 외부 코칭센터와 계약해서 그곳의 전문 코치 분들이 참여하도록 기획했었죠. 재미있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더들의 학습 참여율은 60%가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미 자신은 잘하고 있고, 이런 리더십 교육은 낭비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이 많았거든요. 그들을 찾아가 1on1 으로 또는 그룹으로 모든 과정을 제가 보강을 해버렸습니다. 외부 코치님들이 하시는 강의를 제 강의안으로 불참한 리더들에게 가르쳤던 거죠. 한번은 1주일에 똑같은 리더십 강의를 7번 한 적도 있었습니다. 7명의 리더들에게 1on1 으로 과외하듯이 설명해야 했었거든요. 이 과정에서 제가 잃은 것은 제 시간입니다. 동일한 과업을 반복하면서 제가 다른 일을 할 수 없었거든요. 


그런데 크게 얻은 것이 2가지 있었습니다. 리더들이 '백종화가 이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네?' 라는 지식 수준의 인식을 바꿀 수 있었고, 같은 내용을 여러번 반복하다 보니 제 머리 속에 내용이 박혀 버리게 된 것이죠. 그래서 제게는 소중한 추억입니다.


같은 역량과 지식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는 인정받지 못할 수 도 있습니다. 대신 나만의 방법으로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내 영향력이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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