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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ia Apr 26. 2020

나도 네가 좋다

"네가 좋아"


라고 눈이 쏟아지던 그날 밤 그는 말했다.


정확히 언제부터 사라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렸을 때만 해도 노래를 듣다 보면 "네가"와 "내가"의 발음이 애매해서 가사 없이 노래를 들으면 스토리가 헷갈렸던 적이 꽤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윤복희의 여러분.


"네가 만약 괴로울 때면 내가 위로해줄게"


이 부분은 항상 헷갈리는 부분이었다.


"네가"와 "내가"를 구분해서 발음하는 것을 국민학교에서 배웠던 기억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요즘은 모두가 "너가" 아니면 "니가"를 사용한다.


그럼에도 그는 나에게 "네가 좋다"라고 말해주었다.


나도 그런 그가 좋았다.


그의 언어만큼 아름다웠던 그의 품, 그의 향기, 모든 것을 나는 좋아했다.


그로부터 받은 마지막 메시지는 "행복하길 바라"로 끝이 났다.


헤어짐을 말하는 슬픈 문장이 "행복하길 바래"가 아니어서, 더 아름다워서 슬펐다.


그렇게 그는 이별을 고할 때에도 아름다움을 남겼다.


나는 그를 "네"라고 지칭할 기회가 없었다.


항상 오빠라는 멋없는 호칭이 그 자리를 채웠다.


그 부분이 참 아쉽다.


나도 네가 좋아. 라고 꼭 말해주고 싶었다.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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