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여남 갈등이 첨예해 보이는 이 시국에 괜찮은 글인지 모르겠지만, 의사들의 파업을 보면서 문득 직업으로서의 주부가 전문직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어른들이 말하길 전문직이 좋다고 하는데, 사실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그 말의 의미가 크게 와 닿지 않는다.
필자의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전문직이라 함은
1) 법조인 - 판사, 검사, 변호사
2) 의료인 - 의사
3) 연구원 - 교수
4) 경제인 - 회계사, 세무사
정도인 것 같다. (더 있을 텐데 주위에서 관찰이 안 됐다)
지금 이 시간에도 미친듯한 야근과 붕괴된 워라밸을 살고 있는 많은 전문직 인재들은 본인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을 수 있지만, 전문직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이른 졸업과 꾸준한 상승세이다.
경제 활동을 시작하는 20대 중후반만 놓고 보면 사실 대기업 직원이 거의 최고의 직업으로 보인다.
27살 대졸 남자를 생각해보면, 의대를 간 친구들은 레지던트에 미필이고,
다른 친구들은 로스쿨 시험을 준비 중이거나 로스쿨에서 미친 시험을 준비 중일 것이고,
박사과정 유학을 떠난 친구들은 미국 극빈층의 삶을 살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와중에,
한국에서 그럴듯한 돈을 벌며 기업에서 차곡차곡 살아나가는 인생이 나쁘지 않다.
그렇지만 이는 40살이 되면 역전이 된다.
보통 40살쯤 되면 결혼을 해서 가정도 꾸리고 본격적으로 집안의 가장으로서 경제활동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기인데, 이때부터 회사원은 미래에 대한 걱정이 커져만 가는 반면 전문직 종사자들은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을 확률이 보다 높다.
그런 면에서, 전업주부의 삶을 살아보진 않았지만 주위에서 살펴보니 전문직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초창기에 셋업 되기 전까지의 5 - 10년간의 극악한 워라밸, 그러나 그 후에 돌아오는 꽤 긴 안정적인 생활.
그런 의미에서.. 전업주부는 직업이라고 치면 의사나 판검사 급의 퀄리티를 가진 직업이 아닐까 한다.
아직 꿀을 빨지 못하고 있는 내 주위의 전업주부들이 밝은 미래를 그리며 다시 한번 파이팅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