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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신옥 May 18. 2022

숲 길을 걸으며

~ 숲 속 가족에 힘을 얻다 ~

오후 한나절 동네 산책길에 오른다.

산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아파트

눈길 닿는 곳마다 자연이 내뿜는 푸르름에 가슴 가득 청량함이 스며든다.     



나무들이 우거진 숲에 들어서면 홀로이지만 가족이 된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언제 봐도 거침없이 넓고 맑다.

연둣빛 이파리 일렁대는 바람이 마음 구석구석 미세먼지를 털고 간다.

새소리가 있어 숲은 한층 평화로우면서도 명랑하다.

꽃 속을 드나드는 꿀벌과 나비의 작은 몸짓에도 숲은 생기를 더한다.      



눈부시게 화려한 봄꽃들의 향연에 감탄하면서도

연둣빛 새순에게로 자꾸만 시선이 가는 것은 나이 들고 있는 탓인가 보다.

이파리 하나하나에 미소가 지어지고 새뜻한 기쁨으로 차오를 수 있는 것도

나이를 먹은 세월이 아니고서는 채워줄 수 없는 충만이었다.     

나이 들지 않고서는 맛볼 수 없는 여유와 충만

젊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었다.


숲 속을 걸으며 자연과 교감하며 홀로 걷는 소소한 행복

매일 드리워져 있어도 무심했던 하늘도 올려다 보고

늘 곁에 있었던 바람도 피부로 느끼고

시끌벅적한 세상 소음 멀어진 곳에서 새소리도 즐기느라

천천히 여유롭게 걷다 보면 아무 말도 필요치 않다.     



그제야 나를 만난다.

시끄럽던 마음이 고요해지고

번잡했던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분주하던 마음이 쉼을 얻는다.      


숲에서

삶의 짐을 내려놓고 마음을 헹구고 나면

삶이 헐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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