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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신옥 Oct 04. 2022

꽃이 들려준 말

~ 가녀린 꽃잎으로도 ~

산책길 걷다 보면 발걸음을 멈추고 꽃을 마주한다.

발걸음 옮기기 아쉬워 셔터를 누르면

꽃이 마음에 와 담기면서 소리 없는 꽃말이 들린다            


무리 지어 피었기에

더 멀리까지 화려함과 풍성함이 눈길을 끄는 금계국

함께 살며 밝아지고 넉넉해지라고 한다.     




벌 나비 들락날락 앉았다 가도

가을 햇살 가득 머금고 품어주는 가을 국화

더불어 살아라고 한다      





무관심 속에 꽃을 피우면서도  

늙으면 더 받게 될 환영을 꿈꾸며 기다리는 호박꽃

잘 나이 들어라고 한다.          





어쩌다 원하지 않는 곳에 뿌리를 내리게 되어서도

억센 스레트 담장 틈 사이에서도 활짝 웃는 나팔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라고 한다.     





언제 어디서든

때를 따라 자기 자리에서 꽃을 피우기에

아름답지 않은 꽃이 없고           

그 가녀린 꽃잎으로도

시선을 사로잡고 발길을 멈추게 하고

마음 가득 꽃을 안겨주고 흙길도 꽃길처럼 걷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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