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떠날 채비를 한다.
연민처럼 낙엽비가 내린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하늘보다 발 밑을 보며 걷는다.
눈부시던 은행잎도 붉게 물든 단풍도 하루가 다르게 낙엽이 되어 길모퉁이로 첩첩이 쌓인다. 말라비틀어진 갈색 낙엽 속에 무수한 시간이 스며있다. 지난 삶을 돌아보게 한다.
수많은 낙엽이 같은 듯 다르다.
한 장 한 장 저마다 모양도 색깔도 농도도 다르다.
같은 나무에서 삶의 사이클을 함께 했지만 저마다의 삶인가 보다.
새뜻한 연두에서 시작해서 짙은 초록을 지나 비바람 햇빛이 내공이 되어 노랗게 빛나고 붉게 물들기까지 수많은 나날이 한 장 한 장에 담아져 있다. 그저 먹먹하다.
환경미화원과 경비 아저씨께는 애물단지 일거리다. 쉴 새 없이 낙엽을 쓸어 대형 비닐에 담아내며 길을 정비하고 있다.
낙엽 한 장 한 장이 우리 삶과 겹쳐진다. 그저 막막하다.
왠지 죄스러운 마음, 허전한 마음 달래려 눈을 들지 못하고 발 밑을 보며 자꾸 걷는다.
( 낙엽의 '라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