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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진경 Nov 29. 2023

중학교 선택: 공립중 VS 사립중

어떤 중학교를 선택해야 할까(2) 

공립 vs 사립, 과연 차이가 있을까?


 사실 한국의 경우 공립중학교와 사립중학교의 차이가 크지는 않습니다. 초등학교의 경우 사립초등학교와 공립초등학교의 차이가 크게 발생하지만 중학교를 선택할 때 공립이냐, 사립이냐는 보통 큰 기준이 되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은 공립인지 사립인지를 따지기 보다는 집과 가까운 학교, 주변에서 평판이 좋은 학교를 보내려 하지요. 사실 공립이든, 사립이든, 모두 일반 중학교에 속하기 때문에 특성화 중학교처럼 어느 하나의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내세우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공립중과 사립중의 차이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공립과 사립의 교육과정은 동일하지만 사립중학교의 경우 그 학교만이 지닌 특별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인데요. 이런 차이를 살펴보려면 각 학교에서 중점적으로 운영하는 특색 사업이나 노력 중점 사업을 살펴 보면 되겠습니다. 물론 공립 중학교에서도 학교마다 강조하는 사업이 다릅니다만, 사립 중학교에서는 학교에 따라 특성화 중학교 못지 않게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희 학교는 경기도에 소재한 소규모 사립중학교인데, 지금 이사장님이 취임하신 이후로 10년 넘게 예술 중점 학교를 지향하며 1인 1악기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방과후과정으로 관현악반과 밴드부, 사물놀이반, 난타반 등을 운영하여 학생들이 취향에 맞게 다양한 악기를 접할 수 있는데요. 이뿐 아니라 자유학기제 선택과목으로 악기 수업을 편성하여 전교생이 필수적으로 악기를 하나씩 배우고 졸업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왔어요. 악기뿐 아니라 공예, 도예체험 등 미술 교육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고요. 그 결과 각종 공연 관람 및 다양한 예술 체험 등이 다른 학교에 비해 훨씬 강조되었고, 자연스럽게 예술 명품 학교로 지역사회에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졸업생 중에는 아예 예술 쪽으로 진로를 잡아 인생이 바뀐 학생들도 있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하여 처음 관현악을 배운 학생들이 예고를 진학하고, 대학에서 관현악을 전공하여 지금은 어엿한 악기 연주자로 사회에서 활동하고 있기도 합니다. 성악과나 지휘과에 진학하여 예술인의 길을 가고 있기도 하고요. 만일 이 학생들이 저희 학교가 아니라 다른 학교에 진학하였다면, 이 학생들의 진로는 바뀌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런 것을 보면, 때론 어느 중학교를 가느냐가 한 사람의 일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학교에서 공부가르칠뿐 아니라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활동을 실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겠죠. 청소년기의 이런 경험이 그들의 진로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요.


 사립학교의 또 다른 장점은 교사들이 한 학교에서 오래 재직하기 때문에 학교에 남다른 애정과 책임감이 있다는 것, 세월이 지나도 선생님들이 그대로 있기 때문에 졸업 후에도 학교와 졸업생 간의 유대감이 높다는 것입니다. 졸업을 하고도 학생들이 계속 학교를 찾아오며, 학창시절을 추억할 수 있다는 것은 학생들에게도, 교사에게도 참 좋은 일이죠. 사립학교에서는 제자가 커서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아 학교 찾아올 뿐 아니라 때론 내가 가르친 학생이 학부모가 되어 만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30년 이상 학교에 근무하시는 선생님들이 계시기에 가능한 일이지요. 이외에도 사립학교만의 가족과 같은 분위기, 학교 재단이 갖고 있는 철학과 이념 등에 대한 교육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보다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사립과 공립의 차이가 학교를 선택하는 결정적인 기준은 될 수 없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사립의 장점은 참고로 알아두시되, 실제 중학교를 선택할 때는 각각의 학교가 가지는 장단점을 파악하여 나의 자녀에게 맞는 학교를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이때 주변 학부모나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지역 인터넷 카페를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평판은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것이므학교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 같이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학교에 대해 객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학교홈페이지를 검색할 수도 있지만 '학교알리미' 사이트에서 아이가 가고자 하는 학교를 조회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학교 홈페이지는 학부모가 아니면 열람 권한이 없는 경우도 있고,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을 수 있거든요. 홈페이지는 얼마나 활성화되어 있는지 참고하는데 활용하시고, 보다 자세한 자료는 '학교알리미'에 가시면 일목요연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학교알리미' 사이트에서 눈여겨 보실 부분들을 말씀드려보면 학생현황, 교직원현황, 입 학전형, 졸업생 진로현황, 특목고 및 특성화고 진학 현황, 동아리활동, 방과후활동, 자유학기제 운영 방식, 교과별 학업 성취와 평가 계획 등이 있습니다. 이런 자료는 현재 학교의 현황을 알고, 학교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아보는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교 입학 설명회가 있다면 참석하셔서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표정과 분위기를 살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사실 중학교를 선택할 때 대부분의 학생들은 교복이 예쁜지, 급식이 맛있는지, 시설은 어떤지, 선배들은 무섭지 않은지 등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학부모님은 교육활동은 어떠한지, 교사의 질은 어떠한지, 학습적인 면에 관심을 두게 되고요. 론 이런 것들도 모두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 구성원들의 행복도와 안녕(安寧)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은 학교를 다니는 재학생들과 직원들의 표정과 얼굴, 말투를 통해 어느 정도 느낄 수가 있고요. 그러므로 입학 설명회가 아니더라도 평소 관심이 있는 학교가 있다면 기회가 닿는 대로 열린 행사 등에 참여하시어 학교의 분위기를 직접 확인해 보시는 것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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