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하지 못한 기쁨
고백합니다.
제가 쓰는 글만큼 저는 유연하지 못합니다.
다소 보수적이고 고지식한 사람입니다. (소위 젊은 꼰ㄷ...ㅐ...읍읍)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는 것을 좋아하고 변경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수련 때는 선배들이 군대 갔으면 이쁨 받았을 거라는 말을 종종 했습니다.
남편은 꽤 즉흥적인 사람이어서 저에게 자주 지적을 받는데
어떨 땐 지적하는 말투가 본인 지도교수님이랑 똑같아서 소름이 돋는다고 합니다. (미안해 여보...)
언제부터 이렇게 각이 잡혀서 살았나 생각해 보니
생각 깊은 곳에
'내가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내가 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내가 실수하면 모두가 불행해진다.
내가 참아야 모두가 행복하다.'
는 무시무시한 오해가 깔려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맞이한 새 달에는, 29일이 있습니다.
특별한 이 달에는 특별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싶습니다.
완벽하게 계획해야,
완벽하게 대비하고,
완벽하게 행복할 수 있다는
거짓 주문을 깨보고 싶습니다.
계획하지 않아도,
대비하지 않아도,
예상하지 못한 기쁨이 있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는 것을 느끼고 싶습니다.
꽃이 피어 봄이 오는 것이 아니고,
봄이 와서 꽃이 피듯이.
행복해야 살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살아내는 것이 행복이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