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하지 않았다는 마음
딸에게 첫 도시락으로 뭘 싸주면 좋겠냐고 물으니, 간단하게 계란말이와 주먹밥을 싸달라고 한다.
(계계계계란말이가 간단하던가? ;D)
어쨌든, 이곳에 온 것은 순전히 나의 결정이니, 뉴질랜드에서의 작은 결정들은 가능하면 딸아이의 의견을 따르려 한다.
우리는 한국에서 금요일 저녁 비행기를 타고 토요일 아침에 도착했다.
내리자마자 뉴질랜드의 유일한 놀이동산인 Rainbow's End에 갔다.
딸아이는 만 5세인데 별로 재미없었다고 하는 걸 보면, 정말 재미없는 곳이다.
그래도 뭐 모든 일이 꼭 재밌을 필요는 없으니까.
오후에 한국에서 구매한 차를 찾으러 갔다.
익히 들은대로 이곳은 일처리가 빠르고 정확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처음엔 입금만 하면 공항에서 바로 픽업하게 해 준다 하더니, 막상 때가 되니 직접 와서 찾아가라, 찾으러 가니 오늘은 못 찾는다 내일 다시 와라, 찾고 나니 차 키 배터리가 없어서 교환하러 또 와라, 이런 식이다.
한국에서의 불편함이란 대부분 불편함이 아니었음을 느낀다.
일요일에도 차 문제로 많은 것을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근처 식료품점에서 다음날 모닝티와 도시락에 넣을 과일과 요리재료는 사 왔다.
이곳은 듣던 대로 소고기가 정말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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