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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도그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을 용기

by Ella Song


나는 이제 도시락을 15분 정도면 싼다.

늦잠을 잔 날은 핫도그나 라비올리 같은 간단하면서도 단백질이 포함된 음식을 주 메뉴로 한다.

핫도그는 딸아이가 처음으로 남기지 않은 도시락이었다.

다른 복잡한 메뉴가 아닌, 레인지에 30초 돌려 설탕을 뿌린 한국식 핫도그였다.

(한 시간 걸린 계란말이 눈 감어)

좋아하는 걸 싸주는 것보다, 싫어하는 걸 안 싸주는 게 중요했다.

때론 김에 밥, 햄만 넣고 돌돌 말아 김밥을 싸기도 한다.

우연히 일찍 일어난 날에는 삶거나 튀기는 복잡한 요리를 시도하기도 한다.

나머지 칸에는 데친 양배추, 당근, 줄콩 같은 채소나 사과, 포도 등의 과일을 넣어준다.

딸아이가 야채나 과일을 남기지 않고 잘 먹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생활에 조금 적응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달력을 보니, 출국한 지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도시락뿐만 아니라 많은 것들이 안정되었다.

아이는 학교를 즐겁게 다니고 있고

나도 즐겨 찾는 카페가 생겼다.

동네도 방식도 사람도 꽤 익숙해졌다.



요즘 우리의 취미는 울워스(Woolworths) 디즈니 카드 모으기이다.

울워스에서 30$ 이상 구매 시 디즈니 디스크와 카드 세트를 한 개씩 무료로 준다.

(흡사 소싯적 포켓몬이나 국진이빵 띠부띠부씰 모으기와 유사하다)

처음에는 낮장을 지퍼백에 보관하다가 점점 양이 많아져서 13$짜리 앨범을 구매했다.

잘 나오는 것들은 세 장, 네 장씩 쌓이는데, 안 나오는 것은 정말 안 나온다.



곰돌이 푸가 이렇게 보고싶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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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육아 하며 글 쓰는 내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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