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한 자연의 선물
시내에 유명한 홍합집이 있다고 해서 한국에서부터 가려고 마음먹었었는데, 막상 계속 기회가 나지 않아 가지 못했다.
그런데 이곳은 홍합 요리를 따로 가서 사 먹는다는 게 어색할 만큼 홍합이 싸고 많다.
뉴질랜드는 삼면이 바다이며, 수온이 적당히 차갑고 깨끗하여 세계 최대의 초록입홍합(Green-lipped mussel) 양식국이다.
한국에서 흔히 먹는 홍합(청홍합, Mytilus 속)과 달리, 초록입홍합(Perna canaliculus) 은 뉴질랜드 연안에서만 자라는 고유종이다.
껍데기 가장자리가 초록빛을 띠고, 일반 홍합보다 크고 탱탱하며 비린맛이 적다.
영양(오메가-3, 글리코사미노글리칸)도 풍부하여, 추출액으로 건강보조식품을 만들기도 한다.
가격은 한국의 절반 이하로, 단돈 몇천 원이면 수북이 쌓아놓고 배불리 먹을 수 있다.
등굣길에 바나나나무(실제로는 ‘바나나풀’)가 하나 있다.
처음엔 한동안 열매 부분이 커다란 비닐에 싸여있어서 몰랐는데, 어느 날 아침에 보니 바나나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서 깜짝 놀랐다.
오클랜드는 기후가 아열대에 가까워서 정원이나 집 앞에서 바나나나무를 키우는 집들이 꽤 많다고 한다.
비닐로 싸놓는 것은 Banana bagging이라고 부르는데, 바나나가 익어가면서 내는 달콤한 향 때문에 새나 벌레들이 달려드는 것을 막고, 햇빛을 적당히 차단해서 껍질이 고르게 익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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