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레브 Sep 01. 2022

(D20) 미국 약국에서 백신맞기

HPV 예방주사

애들은 조용하면 불안하다



오늘 미나리가 내 짐을 가지고 놀며 온갖 저지레를 하다가 카드 한 장을 발견하고 물었다.


"엄마, 이게 뭐야?"


보니까 한국에서 맞은 자궁경부암 예방주사 (HPV) 회차와 다음 접종 날짜가 적힌 카드였다. 꺼낸 김에 날짜를 확인해 보니 2차 접종이 8/10일!




예전 회사에 사내 의료원이 있어 거기서 1,2차를 맞고 3차를 놓치는 바람에 말짱 도루묵이 되고 입국 전에 부랴부랴 다시 1차부터 맞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무슨 수를 써도 접종을 완료하려고 결심했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꼭 자궁경부암뿐만 아니라 남자, 여자 모두 걸릴 수 있는 여러 암과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반드시 맞겠다고 캘린더에도 써놓고 했는데도 너무 정신이 없어서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저지레 잘했어, 미나리! 역시 복덩이!)



그런데 어쩌나... 어디서 맞지? 산부인과를 가야 되나? 산부인과는 전화로 예약하면 되나? 근처에 없으면 아직 차가 저 꼴인데(엔진 점검 경고 뜬 상태) 우버를 불러야 되나? 다음 주부터 학과 온 보딩 하루 종일인데 언제 가지?

걱정 창고 대방출.


당장 구글링을 해보았다. 다행히 블로그에 한글 후기도 있고 구글에 영문 후기도 많았다. 보니까 미국은 다행히 CVS(대형 약국 체인)나 월마트, 코스트코에 상주하는 의료진이 있어 그곳에서 쉽게 맞을 수 있다고 한다. 








[출처: https://patch.com/utah/across-ut/cvs-health-opens-first-minuteclinic-locations-utah]


왼쪽은 처방전을 받는 곳, 이곳은 검사나 예방접종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엄청 친절한 의료진의 안내로 진료실에 들어가서 이런저런 수다를 떨었다. 외국인은 절대 발음이 불가능한 내 한국 이름도 최대한 발음해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국 병원에서 받은 접종카드를 보여주고 한국어로 쓰여 있어서 하나하나 설명해 줬더니 오늘 맞을 2차 포함 이런저런 정보를 시스템에 업데이트해줬다.  


"보험으로 커버 되니까 돈 낼 필요 없는데 난 이거 보여주는 거 좋아해. 왜냐면 다들 너무 기뻐하거든."

이러면서 영수증을 보여줬다.


$290! 한국에서 1차를 다시 맞을 때 보험 커버가 안돼서 한 대당 10만 원 가까이 냈었는데 여기선 학교 보험으로 커버가 되었다!!


나도 거의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와!!! 너무 비싸잖아? 너무 행복하다~"

라면서 착실하게 기대 받은대로의 리액션을 보여주었다.


주사는 예상대로 아프긴 했지만 코로나 백신보단 덜 아팠고 부작용도 없었다. 다음 3차도 꼭 잊지 않고 맞아야지. 



유튜브: https://youtube.com/@phdcomic

엘렙툰: https://youtube.com/@ellev

이전 24화 가면증후군에 걸리다-첫날 vs. 10일째 멘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