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손가락의 춤

by 엘리준 Ellie Jun

이른 아침 정막을 깨고

자판 위를 걷고 있는

열 손가락


하얀 백지 가득

마음의 울림들이

손 끝을 타고 흐른다.


바빠지는 마음들이

생각을 만나고

흩어지는 생각들이

님을 바라니

날렵한 듯 거세어지며

엉기우는 스텝


사무치는 애달픔이

눈물을 만나

우두커니 멈추어 선

스물여덟마디의 춤사위


타고 번지는 아득한 마음

새겨지는 전율 타고

곱게 수놓은

마지막 한 걸음에

열손가락 고이 모여

부대끼며 안기운다.




@작가의 생각노트


또각거리며 키보드를 두드리다 문득,

오늘따라 유난히 이 손가락들의 놀림이

요상한 춤사위처럼 보였다.


손끝과 함께 노니는 마음의 조각들이

글로 피어나고,

기도처럼 절절히 화면 위에 내려앉았다.


열손가락을 춤추게 하는 그대,
재즈처럼 질퍽하게,
브루스처럼 깊고 녹진하게
팝처럼 자유롭고 신나게-.

오늘,
당신은 어떤 리듬으로
또각거리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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