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생텍쥐베리의 <어린 왕자>에는
터키 천문학자가 등장한다.
"When an astronomer discovers one of them,
he gives it a number instead of a 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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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I've told you these details about Asteroid B-612
and if I've given you its number,
it is on account of the grown-ups.
Grown-ups like numb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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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하기 시작했을
때의 내 모습을 돌아본다.
그 안의 세상은 모든 것이 숫자였다.
서로이웃이 몇 명인지,
오늘 하루 방문객이 몇 명인지,
각각의 글은 몇 번이나 클릭되었는지,
그래서 나라는 블로거는 전체에서 몇 위 정도인지,
익숙하지 않은 숫자를 보면서
적응이 되기보다, 나는 오히려 주눅이 들었다.
내 블로그에서 말하는 숫자들은
턱없이 보잘것없었다.
인스타그램도 마찬가지였다.
팔로워의 수가 몇 명이고,
하나의 피드에 몇 개의 하트가 눌러지는지까지
온라인상의 궤적은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집요하게 숫자로 기록되고 있었다.
그러다가 한 번, 네이버 '판'에 나의 피드가
사전 협의 하에 발탁되어 공개되었고,
그 주 내 블로그가 터져나가는 경험을 한다.
이유가 뭘까 곰곰이 생각하면서 욕심이 났다.
조금 더 전문적으로 배워 보고자 관련 강의를
듣게 되었고,
그때 알게 되었다.
내가 블로그를 함에 있어서 진짜 행복한 순간은
평범한 날이든, 특별한 날이든,
그저 스칠 수 있는 일상을 기록하는 과정에 있었고,
바로 그 과정 속에서 '성장하는 나'에 대한 발견이었다.
바로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과 소통하며
나의 지평을 넓히고 인사이트를 확장하는 일이었다.
바로 그 안에서 '쓰기의 즐거움'을 알게 된 일이었다.
그 이후, 어쩌다 조회수가 높이 올라가는 일이
생기면 나는 여전히 신이 난다는 걸 숨기고 싶진 않지만,
플랫폼이 말하는 숫자가 저조하다 하여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하고자 하는 나의 의지를
결코 꺾지 못하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 확신으로 나는 브런치와 스레드까지
영역을 확장하게 되었고,
여전히 이 숫자들은 밋밋하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내가 지치지 않고 행복하게
나의 부캐를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활동의 중심추가 플랫폼에 있지 않고,
나에게 있기 때문이겠다.
지금 내가 즐기고 있고
지금 여기서 행복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나는 숫자에 집착하는 어른이 아니라
아이처럼 천진난만하다.
바로, 이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