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내가 돌고 돌아가는 이유

by 엘샤랄라

모든 좋은 것은

멀리 돌아가는 길에

목적에 다다른다.


프리드리히 니체



어제는 <월요일의 작가들> 모임이 있었다.

교육청 주관으로 <내 인생 첫책 쓰기> 수업에서

만난 학부모들이 3년째 그 인연의 끈을

이어오고 있다.

우리들의 모임은 다소 특별하다.

다분히 독서동아리인 듯 보여도 '글을 쓴다'라는

정체성을 놓지 않기 위해

책에 대한 단상을 꼭 글로 남긴다.

그리고 그 글을 작가님들 앞에서 낭송하면

자연스레 합평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무척이나 낯설고 낯부끄러웠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우리 모임만의 매력이 되었다.


돌아가며 읽다가 내 차례가 되었고,

시선(브런치명) 작가님이 내 글에 자주 등장하는

'선'이라는 모티브에 대해 언급해 주셨다.

애정과 관심을 가득 담아 읽어 주신 흔적이다.


나의 글에 자주 등장하는 '선'의 비유,

선 위에 서있거나

혹은 그 선을 넘어 보거나 하는 식의

기준점으로 선을 써왔다면,

오늘은 구불구불한 선,

구불구불하게 돌고 도는 선,

최단거리를 의미하는 직선 등에 대해 생각한다.



내가 지금 쓰는 이 글들이 가리키는 선은

단연코 구불구불하여 어디로 향하는지 모르는

길고 긴 선인데,

지금 이 길을 가겠다 기꺼이 말할 수 있는 건

어쩌면 그동안 나는 직선만을

찾아다녔기 때문인 걸까.


내 아무리 최단거리로 빠르게 목적지에

도달하겠다 마음먹고 애써왔지만,

일은 언제나 나에게 한 번 더,

또 한 번 더, 돌아가게 하였다.

돌고 돌아 도달하게 될 그곳은

여전히 나에게 요원해 보일 뿐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 글쓰기라는 것에는,

혹은 앞으로 도전하게 될 그 무엇이든,

나는 처음부터 돌고 돌아 나아가는 구불구불한 선을

기대하고, 그려 넣고 출발하려 한다.


많이 얻고자 하기보다,

좋은 것을 보고자 하므로.

바로 그 좋은 것을 준비해 주셨다

믿게 되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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