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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화를 꿈꾸다 Mar 14. 2017

사람의 마음은 동물을 대할 때의 태도로 알 수 있다

동물의 문제는 곧 사람의 문제

군산 유기동물보호소는 한때 유기동물들의 지상낙원으로 불렸다. 깨끗하게 관리된 강아지가 드넓은 잔디밭을 자유롭게 뛰노는 모습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러한 기적은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으로 가능했다. 서로 한마음 한뜻이 되어 동물들을 성심껏 돌보고, 구조작업과 입양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방송과 언론 매체 보도는 오히려 독이 되었다. 이들의 노력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늘어난 고의 유기로 낙원에서 수용소로 순식간에 전락해버렸다. 유기견의 개체수가 급증하면서 예민해진 개들끼리 싸웠고, 질병 관리도 되지 않았다.


늘어나는 반려인구로 인해 지차체의 역할이 늘어나고 있다. 구미시는 반려동물공원을 조성했고, 군위군은 유기동물을 위한 보호센터 건립에 나섰다. 대전시는 유기동물을 입양하면 최대 15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당근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농림수산부는 동물보호법 시행령·규칙을 개정했다. 잔인한 학대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키우던 강아지를 유기해도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혹자는 사람도 살기 힘든 세상에서 무슨 동물까지 신경 쓰느냐고 말하기도 한다. 동물보호 운동은 인간성 회복의 문제와도 일맥상통한다. 오스카 와일드는 “동물에게 잔인한 사람은 사람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사람의 마음은 동물을 대할 때의 태도로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동물 학대하는 사람은 필경 사람에게도 폭력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동물과 정서적 교류를 하게 되면 오히려 폭력성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출처: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가까이에서 사랑과 학대를 동시에 받는 반려동물


요즘에는 애완동물이라는 단어보다 반려동물이라는 표현을 쓴다. 애완동물은 즐거움을 위해 사육하는 동물로 여겨졌지만, 반려동물의 경우 사람과 더불어 일상을 함께 하는 동물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1인 가구가 늘고,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반려동물에 의지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고 있다. 이들은 인간에게 정서적인 도움을 주며 가장 가까이에서 살아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19로 인해 유기견 발생이 높아지리라 예상했지만, 그 추측은 빗나갔다. '동물구조 119'가 2020년 동물보호관리시스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유기견 발생률은 의미 없을 정도의 데이터이지만 작년 대비 소폭 하락했다. 가정경제가 상당히 어려워졌음에도 다행히도 유기견 발생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는 경제적 이유를 쉽게 들지만, 실제로는 다른 요인이 더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반려견 행동 전문가 강형욱 씨가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라는 도발적인 제목을 가진 반려견 교육서를 쓴 적이 있다. 흔히 사람들은 강아지가 예쁘다는 이유로, 혼자 사는 것이 외로워서, 아이들의 정서에 좋을 것 같아서 개를 키우기로 쉽게 결심한다. 하지만 실제로 개를 키우기란 쉽지 않다.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강아지에게 지치고, 싫증이 나서 포기하게 된다. 그리고 얼마 안가 버려진다. 그런 풍조에 대한 안타까움이 책에 짙게 배어있다.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수준은 그 나라에서 동물이 어떠한 취급을 받는가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 마하트마 간디의 말이다. 반려동물의 문제는 사람의 문제이기도 하다. 생명 경시의 풍조와 곧바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폭력을 근절하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작고 연약한 생명들과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동물을 보호하고자 하는 노력이 인간성을 회복시키려는 노력과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출처 : 책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



농장동물들에게 필요한 복지


조류독감이나 구제역의 발생되면 뉴스에서는 닭과 돼지가 살처분되는 광경을 보여준다. 보통 인근에 거주하는 동물들까지도 대량 살처분하여 매장을 당하고 만다. <잡식가족의 딜레마>(2014)는 그러한 경험에서 시작되었다. 가정주부였던 감독은 돼지들을 구덩이에 파묻는 뉴스를 보고, 정작 자신이 돼지를 직접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카메라를 들고 돼지를 찾아 나섰다.


영화의 전반부는 사육되는 돼지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공장식으로 운영되는 농장에서 태어나 자라는 돼지와 자연농법을 쓰는 농장에서 태어난 돼지를 비교하였다. 그리고 본인의 출산 영상을 첨가하여 생명의 탄생과 존엄성을 표현했다. 영화 중에 돼지와 자신의 아들을 함께 두는 컷이 많이 등장하는데 모든 생명을 존중하는 감독의 의도가 느껴졌다.

 

일전에 SNS에서 유행하던 영상이 하나 있다. 독일의 한 동물보호단체에서 평생 우유를 짜내다가 이제 늙어 도축될 위기에 처한 25마리의 소들을 구입해 초원에 방목한 것이다. 좁은 우리에서 나와 초원을 보게 된 소들은 그 위를 껑충껑충 뛰어다녔다. 감동적인 영상이 널리 알려지자 단체로 후원이 이어지게 되었다. 이 젖소들은 초원에서 안락하게 살게 되었다고 한다.


대규모의 살처분이 발생하면 그 피해는 짐승들만 받는 것이 아니다. 구제역 감염 가축을 살처분하던 직원이 정신적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진 적이 있다. 이를 두고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판결도 나왔다. 그는 생전에 불면증과 조울증, 트라우마 등을 보였고,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생명을 경시하는 문화의 부정적 영향력은 결국 사람들에게도 미치는 법이다.  



출처 : 영화 <잡식가족의 딜레마>



동물에게 가해지는 가혹한 실험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2011)는 아버지의 알츠하이머 치료약을 개발하기 위해 유인원을 이용하여 임상실험에 몰두하던 과학자 윌이 주인공이다. 실험에 참가했던 유인원에게서 ‘시저’가 태어나자 집으로 데려와 키우기 시작한다. 점차 ‘시저’의 지능은 인간을 능가하게 되고, 유인원 보호시설에서 인간의 잔혹함을 경험한 뒤 유인원들과 함께 반란을 일으킨다.


좀비 영화의 신기원을 이루었다는 <28일 후>(2002)의 첫 장면은 어느 연구실이다. 동물 권리 운동가들은 우리에 갇혀 있는 동물들을 구출하기 위해 침입한다. 한 연구원이 침팬지들이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경고를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풀어준다. 영화는 '분노 바이러스'가 유출된 28일 후를 묘사한다. 영화는 좀비보다도 더 치명적인 인간의 광기와 폭력성을 그렸다.


두 영화의 발단은 동물 실험이다. 제품의 안정성과 인체에 미칠 수 있는 유해성을 검사하기 위해 그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동물실험이 자행되었다. 의료산업, 신약 개발, 화장품, 군수품, 생활용품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벌어졌고, 꾸준히 반대운동도 진행되어왔다. 인간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동물의 생명을 희생하는 것에 반대하는 화장품 불매운동은 효과를 보기도 했다.


동물실험에 문제가 없다고 해도 사람에게서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다. 과거 기술력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동물실험을 했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더 효과적이고 안전한 방법들도 개발되었다. 이러한 지적에도 동물 실험이 계속되는 건 단지 기업이 직면한 비용 부담 때문일지도 모른다. 관성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동물실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더욱 감시가 필요하다. 의식 있는 소비자는 무심한 산업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



출처 : 영화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



당신을 사랑하고 기다리는 동물 가족


도쿄 시부야역에는 10년 동안 한결같이 주인을 마중 나왔던 개가 있었다. 세상을 떠난 주인이 다시는 돌아올 리 없지만, 죽음에 이르기까지 주인을 기다렸다. 개가 죽은 이후, 사람들은 시부야 역에 동상을 만들어 주었다.  영화 <하치 이야기>(2009)는 이러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역에서 우연히 만난 유기견 ‘하치’와 함께 한 세월을 보여주며, 사랑과 신뢰의 의미를 일깨워준다.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라는 책에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누군가를 15시간 이상 기다린 적 있으신지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1인 가정의 강아지는 대부분 15시간 이상 혼자 보내고, 집에 돌아올 보호자를 기다린다. 하루 종일 현관 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발걸음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이처럼 동물은 감정을 교류하며 사는 존재이다.


흔히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 한다. 오직 인간만이 지구에 사는 것 같이 모든 것이 인간 중심이지만, 실제로는 많은 동물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공존이나 상생이라는 단어는 멀게만 느껴진다. 아브라함 링컨은 "나는 인간의 권리만큼 동물의 권리도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것이 모든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이다."라고 말했다. 동물들에게 관심을 나눠 주는 일은 곧 인간과 생태계 전체를 위한 길이기도 하다.


동물들이 살지 못하는 세계에서는 사람도 살아갈 수 없다. 하나의 종이 사라지면 인간과 아무 관계없는 게 아니라 인간 삶에도 엄청난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예를 들어 꿀벌이 사라지면 화분 수정을 못하게 되고, 그것이 식물뿐 아니라 그것을 먹고사는 동물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과 마찬가지다.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 모든 생명체가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더욱 배워야 할 때다.



출처 : 영화 <하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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