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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화를 꿈꾸다 Mar 27. 2017

교육이 곧 우리의 미래

교육에서 배제되는 이들이 없도록


파키스탄의 교육운동가였던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201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당시 17세로 노벨평화상 역대 최연소 수상자였고, 유일한 미성년자 수상자이기도 했다. 말랄라는 10대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소녀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 싸워왔다. 어린이와 청소년이라 할지라도 스스로 상황을 개척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것이다.


말랄라는 노벨평화상 수상소감에서 자신의 상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도 목소리를 전달할 수 없는 세계 각지의 어린이들을 위한 것'이라 말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노벨평화상이 끝이 아닌 출발점임을 강조했다. 그동안 이룬 업적보다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을 더 많음을 잘 알았기 때문이었다.


출처 : 문학동네 <나는 말랄라>


"나는 말랄라" - 말랄라 신드롬을 이끌다


말랄라는 ‘탈레반 피격 소녀’로 잘 알려져 있다. 2012년 당시 열다섯 살이었던 말랄라는 하굣길에 괴한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았다. 어린 여자아이가 테러 대상이 되자 세계는 공분했다. 사건 직후, 파키스탄 탈레반은 성명을 내고, 말랄라 피격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밝혔다. 그들의 기준에서 여성에게 세속적인 교육을 시키는 것은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전부터 탈레반은 말랄라가 사는 지역의 학교를 폭파하고, 소녀들의 등교를 금지시켜 왔다. 말랄라는 2009년부터 영국 BBC 방송의 블로그를 통해 이러한 만행을 고발했고, 여자아이들도 학교에 갈 권리가 있음을 주장했다. 말랄라의 노력으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말랄라의 정체가 노출되었다. 탈레반은 자신들의 방식으로 말랄라를 응징한 것이다.


말랄라는 영국에서 수차례 수술을 받고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이 사건으로 오히려 파키스탄의 여성 교육권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었다. 탈레반의 위협 때문에 용기 있게 나서지 못했던 파키스칸 여성들도 ‘나는 말랄라다(I am Malala)’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말랄라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UN은 말랄라의 생일인 7월 12일을 ‘말랄라의 날’로 정했고, 아동이 누려야 할 교육권의 의미를 되새기는 날로 삼았다.


말랄라의 등장 이후, ‘말랄라 신드롬’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사회 부조리와 여성 차별에 저항하기 위해 어린 소녀들이 직접 행동을 하고, 조직을 만들어 운동을 펼치게 된 것이다. 전 세계에 사는 또 다른 말랄라들이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운동에 나선 것이다. 여전히 많은 빈곤층 여자 어린이들이 조혼이나 노동에 내몰려 교육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의 노력과 헌신으로 소녀들이 교육의 혜택을 받는 일은 점점 더 늘어갈 것이다.


출처 : 영화 <말랄라>


여자 어린이들의 교육 개선, 어떻게 하면 좋을까?


예전에 우리나라도 그랬지만, 가난한 나라에서는 교육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부모들은 딸보다는 아들을 먼저 학교에 보내려 한다. 여자 어린이들은 어렵게 그 기회를 얻게 되더라도 중도하차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가사 노동, 여성에 대한 편견, 안전 문제, 성차별 등 여자 어린이들의 학습을 방해하는 요인들은 곳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자 어린이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교육을 마치게 되면, 그 사회적 효과는 매우 크다. 이들이 배운 필수적인 지식과 기술들이 자신은 물론이요 미래의 자녀들까지도 보호한다. 에이즈와 같은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고, 안전한 임신을 통해 건강한 아기를 낳을 수도 있다. 이들이 낳은 자녀들을 다시 학교에 간다. 결과적으로 여성에 대한 교육은 한 사회의 생산력을 증가시키고 경제적 성장을 이끄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빈곤에서 벗어날 기회도 늘어난다.


여자 어린이에게서 교육받을 권리를 빼앗는 것은 작게는 한 개인의 문제지만, 나아가서는 그들의 가정과 지역사회, 나라, 인류의 발전을 더디게 한다. 여자 어린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운동을 실시하면 자연적으로 남녀 어린이 모두가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권리 실현으로 이어진다. 여자 어린이 교육에 대한 투자는 모든 어린이가 우수한 교육을 받을 권리를 실현하는 통로가 되는 것이다.


빈곤국 여자 어린이의 교육기회를 늘리기 위해서는 각종 지원이 요구된다. 학비와 교복, 교과서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 여자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학교 안에 여자 화장실 설치해야 하고, 여자 어린이에게 적합한 교육 과정 개발, 여교사 훈련 등의 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한다. 여자 어린이들이 집안일을 하면서도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다양한 비정규 학교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간호계의 노벨상인 ‘국제 간호대상’을 수상했던 故 김수지 교수는 빈곤국 여성교육과 관련하여 좋은 사례이다.  김 교수는 초등학교 시절 총에 맞아 죽어가는 남자를 간호하는 부인을 보고 감동을 받아 간호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50년을 간호사로 살아온 뒤, 70대의 나이에 혈혈단신으로 아프리카 말라위로 건너갔다. 말라위의 나이팅게일을 키우기 위해서였다. 대양간호학교는 학비를 전액 면제하기 때문에 말라위의 인재들이 모여들었다. 이 학교에서 교육과정을 마친 학생들은 다시 지역사회로 돌아가 환자를 돌보며, 공중보건을 증진하는데 힘썼다.


출처 : 영화 <울지마 톤즈>

남수단에 뿌리진 교육의 씨앗


<KBS 스페셜, 수단의 슈바이처>가 KBS 1 TV를 통해 방영되었다. 아프리카 남수단의 작은 마을 톤즈로 자원하여 부임해 온 고(故) 이태석 신부가 주인공이다. 그는 의대를 졸업하고 인턴까지 마친 의사였으나, 세상의 가장 가난한 곳에서 의술을 펼치고 싶다는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신학대에 진학하여 가톨릭 신부가 된 후, 톤즈로 찾아간다.  


이태석 신부는 의사로서 환자를 위해 병원을 짓고 치료해 주었다. 마을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짓고, 학비가 없는 아이들에게는 학비를 지원해 주었다.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쳐 브라스 밴드를 만들기도 했다. 비록 마흔여덟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했지만, 톤즈의 주민들은 그가 보여 준 희생과 봉사, 사랑을 기억하고 있다. 이태석 신부의 정신은 이후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방송이 나간 이후, 한국, 남수단 정부, KBS 대표가 모여 ‘스마일톤즈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를 담당할 기구로 ‘사단법인 이태석 사랑 나눔’을 출범시켰다. 가톨릭 외에도 개신교, 불교도 참여하는 종교를 초월한 나눔 봉사단체이다. 남수단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까지 활동범위를 넓혀 국제구호 업무를 수행한다.


‘수단 어린이 장학회’는 이태석 신부의 뜻을 기리며 아프리카의 가난한 청소년을 지원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최근 이 곳의 도움으로 우리나라에서 대학교육을 마친 남수단 학생이 고국으로 돌아간다는 산티노 뎅 씨의 기사를 읽었다. 그는 내전으로 무너진 고향을 재건하고 싶어서 토목공학을 전공했다. 그는 더 많은 사람들이 교육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남수단에 학교를 짓는 사업에 힘을 보탤 계획이라고 한다.


출처 : 영화 <지상의 별처럼>


건물에 집착하기보다 교사 양성을


<지상의 별처럼>(2007)은 인도 교육의 현주소를 알려주는 영화이다. 주인공인 이샨은 난독증과 천재적인 미술 실력을 가진 어린이다. 학교에서는 문제아 취급을 받지만 자신의 진면목을 알아보는 선생님을 만나 예술적 재능을 꽃피운다. 성적과 무관하게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특별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죽은 시인의 사회>(1989)도 명문고등학교에 부임한 영어교사의 이야기다. 키팅 선생님은 입시제도에 눌려 있던 학생들에게 인생의 방향을 제시해주었다.


<라자르 선생님>(2011)은 모국에서 두 자녀를 잃고 캐나다로 망명 온 선생님이 주인공이다. 담임선생님을 잃은 학생들과 가족을 잃은 선생님 사이에는 공감대가 형성된다. 라자르 선생님은 상처를 나눔으로써 치유해가는 방법을 취했다. <굿 윌 헌팅>(1997)은 상처를 입고 마음의 문을 닫은 수학천재와 그를 상담하며 치유하는 심리학 교수의 이야기이다.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위로의 말은 주인공을 동굴 밖으로 나오게 만들었다.


사제관계를 소재로 삼은 영화는 많았다. 사고뭉치인 학생이 좋은 선생님을 만나 인생의 목표를 발견하고, 알려지지 않은 재능을 꽃 피우기도 하며, 오래된 상처를 치유받기도 한다. 이렇듯 교육이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선생님의 존재다. 지식을 잘 전달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과거를 공감하고, 상처를 감싸 안아줄 수 있는 스승을 많이 양성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기업들이 교육 사업에 기부를 한다. 하지만 그들이 관심 있는 것은 학교라는 건물이다. 기부금으로 학교를 몇 채 지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고, 그 학교에 자신들의 이름을 박아 넣길 원한다. 물론 학교라는 하드웨어는 매우 중요하다. 학교에 설치된 식수시설과 화장실을 공유함으로써 마을의 위생상태를 개선할 수 있다. 지역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학교를 채우는 소프트웨어가 훨씬 중요하다. 학교가 주는 영향력의 깊이, 교육의 효과에 대해 보다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출처 : 영화 <굿 윌 헌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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