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것들에 시간을 쓰지 마세요.

1분소설

by 이은수

"문장들을 좀 찾으러 왔어요. 제가 문장들을 잃어버린 것 같아서요."

"어디서 잃어버리셨나요?"

"제 안에서요."

"찾을 수 있겠어요?"

"찾기 힘들어서 온 건데 그렇게 물으시면."

나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며 이야기했다.


찾을 수 있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다. 글 상담소라더니, 잃어버린 문장을 찾는 건 어려운가 보다. 내 힘으로 일으킬 수 없는 것들이 도처에 깔려 있다. 무언가를 쉬이 바랄 수 없는 세상에서 딱 하나 바란다. 그건 바로 오래도록 쓰는 일이다. 새 글은커녕 썼던 문장들도 잃어가고 있다. 잃어버린 글도 내 글이라 부를 수 있을까.


"그 잃어버린 문장들 정말 아까웠거든요. 내가 아니라 다른 유명한 작가님이 썼더라면 많이 읽혔겠죠?"

내가 이렇게 물은 이유는 자격지심과 오만함 때문이었다.

"그게 당신 인생의 가장 멋진 문장일리 없어요. 이미 좋은 문장을 써봤던 당신이라면, 잃어버린 것들에 시간을 쓰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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