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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긍정 Jul 09. 2019

고사리의 발암물질,임신 또는 수유 중에는 조심해주세요.

싱그러운 과학, 우리 풀 이야기

남자에게 좋지 않다고 알려진 고사리,

사실 고사리는 여자가 더 조심해야 할 식품이에요.


고사리의 가장 중요한 독성물질은 Ptaquiloside라는 발암물질입니다.

Ptaquiloside chemical structure

Ptaquiloside.

테퀼로사이드라고 읽는 이 물질은 고사리의 주요 독성물질이며, 식도암과 위암 등의 원인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이름이 아주 어렵고 P가 묵음이라 발음하기도 어렵고 못된 물질이에요).


Ptaquiloside는 물에 쉽게 녹기 때문에 사실 지난번 알려드린 것처럼 우리가 고사리를 말리고 삶고 물로 여러 번 헹구는 등 우리 조상님 때부터 대대로 내려오던 조리법에 의하면 대부분 제거되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되지 않아요.


하지만, 특정한 경우에는 이 물질이 조금 위험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고사리의 발암물질로 알려진 ptaquiloside는 생식독성이 있으므로 임신 중에 섭취할 경우에는 조금 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Ptaquiloside는 태반을 쉽게 통과하는 물질이기 때문에 임산 중에 먹을 경우 이 물질이 쉽게 태아에게 갈 수 있어요.

고사리의 태아독성은 미국 FDA의 독성 식물 데이터베이스에서도 언급되고 있는 내용입니다.

물론 ptaquiloside는 물에 잘 녹는 물질이라 조리과정에서 대부분 없어지기는 하지만,

태아는 성인보다 훨씬 더 민감하기 때문에 아주 극소량 남은 ptaquiloside가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시는 것이 좋다고 권해드립니다.  

미국 FDA의 독성 식물 데이터베이스 중 고사리의 태아독성에 대한 부분



그리고 두 번째, 이 ptaquiloside라는 물질은 유선을 통해 모유로 전달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물질이에요.

저명한 학술지 Nature에는 1972년(Passage of Bracken Fern Toxicity into Milk), 1996년(Bracken ptaquiloside in milk) 총 2번에 거쳐 고사리의 발암물질과 우유에 대한 논문이 게재된 바 있습니다.

지난번에 고사리의 왕성한 번식력에 대해 알려드린 바 있는데요,

유럽에서는 방목해서 키우는 소가 뜯어먹은 고사리의 ptaquiloside가 유선을 타고 소의 젖에 모이기 때문에 방목한 소에서 얻은 우유에 발암물질인 ptaquiloside가 농축되어 문제가 된 적이 있어요.

물론 한국에서는 사료를 먹어 키운 소에서 우유를 얻기 때문에 안전합니다. 사실 소가 고사리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요. 또한 유럽/미국/캐나다/호주 등 대부분의 낙농국가에서도 소를 키우는 목장 근처에 고사리 잎이 자라고 있으면 소가 뜯어먹고 발암 우유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관리하고 있으므로 우리가 먹는 우유는 안전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방목하는 경우.. 소가 뜯어먹을 수 있어서 가끔 문제 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물에 씻겨나가지 않고 소량 남은 고사리의 ptaquiloside가 우리 아기들에게 전해지면 위험할 수 있으니 수유 중에는 고사리를 피하는 것을 권해드려요.

1996년 영국 INDEPENDENT 기사. 고사리를 먹은 소가 만든 우유의 발암성



혹시 고사리와 위암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우리나라에서는 제사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나물 고사리는 해외에서는 식도암과 위암 등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독성 식물로 취급되고 있어요.

서양권에서는 방목하여 키우는 소나 말이 오랫동안 고사리의 잎을 섭취할 경우, 혈뇨, 방광암, 위암 등에 걸리거나 혈관협착, 망막 위축 등 다양한 질병에 걸려 사망하는 것에 대해 연구했는데요, 고사리의 주요 독성물질로 ptquiloside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에서도 한국, 일본 등과 같이 고사리를 많이 먹는 지역은 식도암과 위암 등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캐나다 생물다양성 정보국의 고사리 독성 관련 안내


하지만 고사리의 발암성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이 있습니다. 소와 말은 가열학 물에 삶아 씻어내지 않은 생고사리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한 경우이므로 사람이 먹는 방법과는 다르다는 차이가 있으며, 아시아권에서 위암과 식도암이 많은 이유가 반드시 고사리 때문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일상적인 수준에서 가끔 별미로 먹는 것은 안전하다는 의견도 많아요.

개인적으로는 고사리가 발암인자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술, 담배, 불에 의해 탄 고기 등 발암성일 높은 것으로 알려진 식품도 잘 먹고 지내므로 별미로 고사리를 먹는 것은 문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임신 중, 수유 중에는 조심하는 음식이 많으므로 고사리도 조심해주셨으면 해요.


덧붙이자면 ptaquiloside는 고사리의 발암물질입니다. 하지만 고비, 참새발고사리 등 어린잎의 모양이 고사리와 비슷한 다른 양치식물들이 많아요. 고비, 참새발고사리 등은 고사리와는 식물 분류학상 분류군이 전혀 다른 식물이므로 이들은 ptaquiloside의 함량이 없거나 매우 낮습니다.


학명은 완전히 다르지만 대충 보기엔 비슷비슷해 보이는 양치식물 이야기는 다음에 전해드릴게요.


매거진의 이전글 고사리, 많이 드셔 놓고 이러시면 곤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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