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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남녘의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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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Jul 25. 2023

남녘의 봄

동경 그 세 번째 풍경은

5월 어느 날 오후의 동경 도립 미술관을 아쉬움을 가득 뒤로 하고 나오던 나의 발걸음이 향한 곳은 그 뒤쪽으로 펼쳐진 우에노공원의 한쪽 끝자락이었다.

아침부터 서둘러 김해공항으로, 다시 나리타로 도착, 입국수속뒤 스카이라인을 타고 우에노역으로, 캐리어를 끌고 허기진 배를 채우러 식당을 찾았었고, (음식이야기는 에밀리의 집밥으로 남길 예정이다) 옆지기가 정해준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서둘러

예매해 둔 특별전시 시간 전에 도립 미술관으로 향했던  분주한 시간들을  보낸 뒤, 마티스의 작품 세계 속으로 푹 빠졌었고, (이어폰으로 들려오는 설멍과 음악에도) 못내 아쉬움을 남긴 채 미술관 폐관시간에 맞춰 나오며 미술관 주위를 한참을 서성였더랬다.

서서히 해는 저물어가며 가로등의 노란 불빛이 하나 두울 켜지기 시작할 즈음의 난 커피 향이 가득한 모퉁이의 커피전문점으로 발을 들여놓고 있었다.

나흘의 여정중 하루가 지나고 있었고, 어쩌면 내일의 여정에선 이곳을 다시 못 올지도의 확률이 컸기에  그 저녁이 시작하던 무렵의 커피 향은 더 진하게 날 감싸주었다.

흥미로운 일회용 커피팩들에는 명화와 , 그 팩에 담긴 커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적혀있는 멋진 제품도 집어 들고, 디저트까지 사버렸다.

혹여 다시 한번 들리게 되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짧은 여정에 재 방문의 확률은 무척이나 낮았기 때문이었다.

아쉬움에 카페 야외 테라스에도 손님들이 빠진 뒤 한참을 앉아 지나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5월의 자연을 바라보았다.


일찍이었다면 여유 있게 하루 종일을 있고 싶었던 곳이기도 하다

언제나 또 오려나?

서서히 해가 저물며,가로수등이 밝아지던 오월 중순의 어느 날 저녁의 그 곳 역시 사랑스러웠다.
네 해만의 우에노공원에서 가보고픈 카페들을 미리 들여다보았었지만 첫날의 내 발길이 들어선 곳은 네해전에 놓쳤던 저 곳이었다.

그렇게 바라보다 저녁 예약 시간이 다가와 서둘러 걸어오다가 문화회관에서 잠시 그 주간의 음악회를 살펴보고 남은 일정 중에 허락되면 와봐야지 하며,

늦었지만 5월 중순 어느 해지던 저녁 풍경을 옮겨본다.

그날은 몰랐다 내가 삼일차 마지막 저녁에 다시 우에노 공원 안을 거닐고 있을 거라고는 말이다.


참 가져온 커피 팩은 하나는 선물용으로,

하나는 나를 위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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