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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ma Jeon Apr 08. 2020

해외취업을 위해 존버하는 방법

이제 서바이벌이다.


https://brunch.co.kr/@emmaminjujeon/20

1편부터 보고 싶으면 위 링크로 :)



한국 시장 진출은 수포로, 그럼 나는 어디로?

많은 스타트업이 글로벌 인력을 고용하면서, 시장조사 및 진출 전략부터 맡기는 경우가 많다.  이는 전사적인 차원에서 진지하게 해외시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기 때문에, 담당자는 언제든 잘릴 수 있는 고용 불안을 겪는다. 그래서 해외 기업에서 한국 시장 담당으로 채용을 생각할 경우에는, 회사가 얼마나 한국 진출에 의지가 있으며 사전 검토를 끝냈는지 확인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내가 일했던 회사도 사전 시장 검토도 없이 한국, 일본, 베트남, 홍콩 인턴을 뽑아 글로벌 팀을 운영했다. 적은 예산으로 트라이해보고 반응이 오면 확장할 계획이었다.  당시에 한국에는 '슈퍼팬', '케이크' 앱이 경쟁사로 존재했다. 아직 브랜드 캠페인을 하기 전이었지만 입소문을 타서 점점 유저를 늘려가고 있는 단계였다.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특출한 장점을 가지고 있지 않고, 한국어로 로컬라이징 되어 있지 않은 우리 앱이 현지 어플과 경쟁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렇게 대표는 경쟁사가 없어 비교적 반응이 오던 베트남을 제외한 다른 시장 진출을 접게 되었고 나도 회사를 떠났다.


동료가 개최한 루프트탑 파티에서


근무하면서 꽤 즐거웠다.  애플리케이션/ 웹페이지 서비스 기반의 조직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이런 웹/앱 서비스 조직의 경우 유통이나 영업이 없기 때문에, 엔지니어와 PM의 힘이 비교적 강한 것도 알게 되었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효율적으로 일하는 스타트업 방식도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동료들 덕분에 즐거웠다.  베트남 동료들은 대만 대학교 재학 중이거나 교환학생을 온 똑똑이들이었다.  홍콩, 일본 동료는 대만 정치대학교에서 석사를 하고 있었다.  이때 만난 홍콩 친구는 석사 졸업 후에, 대만 회사에서 취업을 했고 내가 이직할 때 큰 도움을 주기도 했다.  대만에 있었지만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글로벌한 환경에서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퉁명스러운 매니저, Sam을 만나 마케팅을 배우다.

첫 번째 회사와 작별을 고하고, 다음에 근무하게 된 곳은 중국어 튜터 애플리케이션 회사였다.  미국 유저 대상으로 중국어 튜터 서비스를 판매하는 회사였고, 매니저는 Sam이라는 미국인이었다.  반바지에 실내화를 신고 출근하던 그는 알고 보니 대표와 co-founder였다.  미국 유저 대상으로 홈페이지 및 애플리케이션 마케팅을 상당수 진행하고 있어, 나름 업무 프로세스가 잡혀있는 단계였다.  


맥주 마시면서 마케팅하기


SEO, SEM, 콘텐츠 제작, 어필리에이트 마케팅 협력 등 마케팅 전반의 업무를 Sam과 함께 차근차근해나갔다. CPA 모델의 어필리에이트 마케팅 협력을 한 한국인 개발자와 체결하게 되었을 때,  Sam이 첫 딜이라며 맥주를 사 와 마시면서 근무를 한적도 있다.  하지만 맥주 에피소드는 예외적인 경우로, Sam은 보통 퉁명스러운 성격이었다.  지금은 대만인과 결혼하여 쌍둥이 아빠가 되었다.



Business Development / Sales 업무를 해보다

마케팅 업무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고 있을 때, 회사 대표가 B2B 영업 업무를 추가적으로 해 볼 것을 제안했다.  하나는 B2C로 서비스하고 있는 튜터 프로그램을 에듀 기업들에게 판매하는 업무였고, 두 번째는 한국 기업에게 중화권 진출 솔루션( 오퍼레이션 및 고객 서비스 센터)을 판매하는 업무였다.  


한국어 튜터 App과 한국 맛집 플랫폼 회사와 2차 미팅까지 진행되었고, 한 호텔 예약 플랫폼과는 딜까지 성사시켰다.  이때 나는 자금이 달리고, 겁도 없어서 대표한테 딜에 대한 커미션뿐만 아니라 명절마다 주는 보너스까지 요구했다. 생활비가 정말 필요해서 한국어 과외까지 여러 개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안되면 말고 식으로 대표에게 당당하게 이야기했는데 정말 보너스까지 주었다.  서바이벌에서 살아남으려면 '안되면 말고' 식의 담대함이 필요하다.



워킹홀리데이 비자가 끝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정식 워킹비자를 주는 회사를 찾아야 했다.  회사에서 정식 비자를 주지 않을 것 같아 일을 그만둔다고 전했다.  대표는 워킹 비자를 도와준다고 하며 나를 잡았지만, 프랑스 직원에게 편법으로 워킹 비자에 충족되지 않는 연봉을 주고 있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깨끗하게 제안을 거절했다. 대만에서 정식 비자 주는 회사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나도 그때의 내가 기특하면서도, 이해하기 어렵다. 그때는 그렇게 용감했다.


그리고 나는 다시 잡 헌팅에 나섰다.



https://brunch.co.kr/@emmaminjujeon/12

https://brunch.co.kr/@emmaminjujeon/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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