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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하루일글

자유형 EN 훈련

하루일글

by 강민경


자유형 EN 훈련을 했다. Endurance training. 인내력 훈련으로 자유형을 시간 내에 동일한 타임대로 들어와야 한다. 50미터를 10회 도는데, 10번을 돌아야 하니 전력 질주를 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힘을 절약한답시고 천천히 갈 수도 없다. 5회 이후부터는 중간중간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울컥울컥 들고, 중간에 멈추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으니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주먹질 하듯 꾹꾹 누른다.


도중에 포기할 수 없는 마음으로 몸이 괴로워 생각이 없어진 것도 잠시, 중간중간 배웠던 자세를 떠올리고 적용해보려 한다. 몸이 괴로워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 시간은 영원하지 않은 것이다. 몸을 쓸모있게도, 조금 더 힘을 가지고 그만큼 더 나아질 수 있는 여건을 생각한다. 쉬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는 일은 때로 나의 한계선을 조금 더 멀리 두는 일일 수도 있는 것이다. ‘계속 누우면 얼마나 편하고 재미있는데’라는 마음이 오래되면, 몸을 일으켜 하는 일에 대한 무용을 느끼고 그 무용은 때로는 무기력이 된다. 가끔 이렇게 몸을 깨우고, 훈련시키는 일을 해내고 나면 그 무기력을 주먹질하여 에너지를 깨우는 것이다. 마지막 자유형 100미터에서 그간 울컥하며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나는 조금 더 나아졌다. 그래서 이런 저런 핑계로(할 일이 많다는 이유로) 책 읽기를 미루었던 나는, 카페에 앉아 억지로 책 페이지를 펼쳐보았다. 자유형 훈련으로 생긴 에너지의 파동을 이어나가본 것이다. 역시나 읽지 않은 것보다 읽었을 때 영감이 새록새록 부풀어 오른다. 그저 해야 하는 일 때문에 오히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며 멍 때렸다면 떠오르지 않았을 이 영감이 지금 해야 하는 일과 공부를 해내도록 하는 기본 에너지가 될 것이다.



#20250601

#하루일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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