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흥미를 잃지 않도록
11월 22일부터 전면 등교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오늘도 확진자가 2천 명이 넘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걱정되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전면 등교가 꼭 필요해 보입니다.
코로나로 대면 수업을 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의 학습 격차가 커졌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맞습니다. 저 또한, 수업하면서 아이들의 격차를 느낍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학습 격차를 가지고 오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아이들의 학습에 대한 '흥미'와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중위권 아이들의 몰락이라고 하지만 사실 더 자세히 보면 성실하지 않은 아이들의 몰락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성실'이라....
미래 인재를 양성하고 창의성과 잠재력을 키워야 하는 교육에서 매우 보수적인 발언으로 들리지만 제가 겪어본 것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중위권의 몰락이라고 말하지 않는 이유는 상위권 학생들 또한 학습에 있어서 '흥미'가 없고 학습 태도가 바르지 않으면 분명 성적이 떨어질 것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당장 지금 학급에서 보는 단원 평가 점수 같은 것도 물론이거니와 앞으로의 학습에서도 유지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줌 수업을 하고 나서 더 그런 생각이 확실히 듭니다.
교사가 남겨서도 하고 매 수업 확인도 하고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하지만 결국 선택은 아이의 몫입니다. 강제할 수는 없어요.
그럼에도 몇 명 (우리 반의 경우 반 28명 중 5-6명)은 정말 하루 종일 수업을 듣지 않습니다.
우와~
그런데 갈수록 아이들과 교사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져서 한참 다른 일을 하다가 선생님이 검사를 한다고 하면 잠깐 튕겨서 나가거나 이제 급하게 하기도 하지요.
딱 검사받는 부분만 하는 거예요.
소회의실에 회의를 하려고 보내도 아이들은 카메라를 끄고 어딘가로 가 버리고
한 줄씩 돌려 읽는데 분명 곧 자기 차례가 올 텐데도 책도 안 펴져 있어요.
그런데, 이런 아이들이 다 중위권만 있느냐?
그렇지 않아요.
이것은 성적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이고 내가 지금 이 시간 하고 싶은 일을 참고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느냐의 문제와 관련이 있어요.
진짜 안타까워요.
조용히 이야기하면 '알겠다, 집중해서 수업 듣겠다'라고 하지만 내일 또 똑같아요.
중간에 학부모님께 말씀드려서 학부모님이 수업하는 아이 옆에 앉아계신 적도 있어요.
그때는 잘 듣다가 또 안 계시면 똑같아요.
이건, 결국 개인의 선택이에요. 아이를 옆에 끼고 앉아 계속 듣게 할 수도 없고 혼내고 다그칠 수도 없는 일이에요.
그런데, 어떤 아이들은 하는 활동마다 재미있대요. 하는 활동마다 적극적이에요. 더 하고 싶다고 하지요.
상위권의 아이만 아니고 중위권 아이들, 하위권 아이들 중에도 학업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와 흥미의 차이예요.
별것 아닌 교과서의 활동도 어쩜 그렇게 재미있는지.
선생님이 스쳐 지나가며 한 말까지 기억하니 어찌나 집중하는지.
수업 활동에 함께 들어오는 거죠.
적극적이고 활발한 성격의 아이들만도 아니에요.
조용해도 집중해서 듣고 배시시 웃고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대면 수업이 아니기 때문에 더 가능한 것이기도 해요. 대면 수업이 아니기 때문에 28명이 모두 함께 참여하는 것이 가능하기도 해요.
모든 활동은 장단점이 있잖아요. 줌 또한 대면 수업과는 다른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한 다양한 루트가 있기도 하지요.
그렇다면 아이들의 학습 '흥미'와 태도를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우선, 지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학습이라는 것, 공부라는 것에 지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참 어렵지요. 적정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누가 딱 정해주면 좋겠지요.
그런데, 선행을 많이 한 아이들, 학원에 지친 아이들은 학교 수업 시간에 엎드려있으려고 해요.
그리고 지금 배우는 게 굉장히 시시하다고 생각하지요.
그런데 막상 이 안에서 깊이 생각하고 토론하고 심화하는 모든 과정을 놓치고 있는 것이죠.
5, 6학년 수업 잘 안 듣고 중학교 고등학교 수업을 잘 들을 것이다?
학교 수업은 잘 듣지 않는데 학원 수업은 잘 들을 것이다?
그러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새롭게 배우는 것이 조금이라도 신기하고 궁금하고 알아가는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어요.
둘째, 전자기기를 멀리하도록 하세요.
온라인 수업의 최대 폐해지요. 그런데 또 한 반에서 모든 아이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에요. 우리 반의 경우 5-6명을 제외하고는 수업을 집중해서 들어요.
그래서 우리 아이가 종일 유튜브를 틀고, 게임을 하는 것이 줌 수업 때문에 생긴 당연한 폐해라고 여기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수업에 들어올 때에는 핸드폰을 두고 오도록 하고, 또 어떤 분들은 개방된 곳에서 수업을 하도록 하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늘 그럴 수는 없잖아요.
더 재미있는 것이 있어도 하는 시간과 하지 않는 시간을 구별하고 절제하는 것도 배워야 할 중요 습관입니다.
웹툰, 유튜브, 카톡 하는 것이 아주 당연하거나 모두 다 그러는 것은 아니에요.
셋째, 우선순위를 학교에 두세요.
학교에서 과제를 하는 것, 준비물을 챙기는 것, 미리 공부할 내용을 챙기는 것을 연습시키는 겁니다.
수업 시작할 때 오늘 무슨 과목이에요? 몇 쪽 펴요? 가 아니라
미리 확인하고 수업 순서대로 준비할 수 있도록이요.
학교 수업은 하루에 학생이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시간이지요.
이 시간에 집중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