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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쌤 Jul 13. 2022

확진 3일 차

이 또한 지나갑니까?

확진자가 많은 서울에서 2년간 잘 버티고 있었는데 재유행의 시기에 유행에 합류하게 되었다.


안 걸리기 위해 조심조심하였지만 이상하게 시간이 지날수록 코로나 확진되었던 사람들이 더 마음 편하고 당당하게 돌아다니고 코로나 걸리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마음 졸이고 다녔다.

그래서 확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한 편으로는 오랜 술래잡기에 지쳤는데 이제야 잡혔구나 하는 마음도 들었다.



금요일 둘째가 목이 칼칼하다고 하더니

토요일에 열이 오르고 기침을 하고 구토를 하기에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왔구나' 

일요일 오전에 둘째의 '확진'을 받을 때까지 첫째와 나는 아무 증상이 없었다.

월요일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가 키트도 여러 번 했는데도 말이다.


아이고, 10살 저 아이가 어떻게 혼자 있는담.. 걱정도 되고

급격하게 증상이 심해지며 코피를 흘리는 아이 모습이 무섭기도 했다. (이 녀석은 아프면 꼭 코피 난다)


월요일 새벽, 첫 째가 

'엄마 나 열나. 목도 아파'라고 하기에 

아, 이 녀석도 왔구나.

자가 키트를 해보니 2줄. 


너희 둘이 함께 있겠구나.

그런데 아이들이 순식간에 열이 오르고 기침을 하니 두고 출근을 하기가 참 발이 떨어지지가 않더라.


수동 감시자였으므로 학교에서 아이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조심했다. 아침 출근 전까지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조심해야 하지 않은가.


큰 아이와 함께 퇴근 후 병원에 신속항원을 하러 갔다. 

열나서 얼굴이 벌건 우리 큰 아이는 당연 확진일 것이고 열도 기침도 목 아픔도 없던 나는 별 걱정하지 않았는데 나 또한 확진이란다.


'저는 증상이 없는데요?'

'곧 나타나겠죠.' 


병원에 나오자마자 마음이 분주하다.


교감 선생님께 전화드리고, 보건 선생님께 보고하고, 학년 부장님께 전화드려 강사에게 전달할 시간표와 준비사항을 작성하여 보내드렸다.


마음 편히 병가를 쓰기에 걸리는 것도 참 많다.

성적 해야 하는 시기인데, 우리 반 아이들 싸우는 거 아닌가, 강사가 다 구해지지 않아 보결로 돌리는 요일도 있다니 그것도 마음에 걸리고.. 에효...


열나는 아이가 처방전 들고 옆에 서있는 사이 병원 복도에서 전화하느라 정신이 없다.


집에 돌아와서도 심난하다.

다음 날부터 증상이 나타나 열나고 목이 아프다. 

세 명이 돌아가며 콜록콜록하고 어지럽다고 쓰러져있다.

잘 먹던 아이들이 안 먹는 거 보니 진짜 아픈가 보다.

둘째 아이는 기침을 너무 많이 해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땀을 뻘뻘 흘리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참 안쓰럽다.


어서 지나가라. 이 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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