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pty Mar 10. 2023

이번 삶은 안정적이지 못하다.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왜 안정적인 직장을 가질 수 없냐고 묻는다면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냥 이 대한민국의 사회라는 곳과 너무나도 맞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다른 일을 계속 알아보려고 하는 것도 있겠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살아야지, 일본어도 못하는데 한국에서 일을 구해야지라고만 생각하고 있고 계속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알아보고는 있지만 내 적성이 무엇인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또 무엇인지 모르겠다. 이 고민을 20대에 했다면 나는 그래도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었을 테지만 지금 30대의 중반이 되어가고 있는 내 나이에는 무슨 일이라도 빠르게 해야만 한다. 그게 돈이 됐건 되지 않았건 중요하지 않다. 일단 번다는 행위가 중요한 것 같은데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많이 있지 않다.


퇴사를 하고 집에서 유튜브를 한동안 계속 보다 보니 내가 찾아보는 카테고리는 일본이라는 주제였고 일본에서 뭘 하던 먹고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심지어 거기서는 편의점에서만 알바를 하더라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생각이 얼마나 쓸모없었는지 모르겠다. 결국 전 세계 편의점에서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사람을 마주하고 언어가 되지 않으면 크나큰 스트레스가 있을 건데 그 부분을 간과했던 것 같다. 심지어 일본어가 되지 않으면 편의점에서는 채용해주질 않는다고도 들었다. 그것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본에서 일을 하려면 취업비자 혹은 일본 시민권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따기도 쉽지 않고 오히려 더 어렵다. 일본인과 결혼을 한다거나 해야 하는데 그것은 거의 불가능이기 때문이다. (근데 나는 일본인과 연애를 하거나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긴 했다. 그게 결혼과는 큰 상관은 없겠지만)


직업을 찾을 때 한국이라는 나라는 너무나도 많은 선택지가 있지만 그 전쟁터에서 살아남기가 너무 어려운 것 같다. 특히 나같이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무언가 차근차근해나가야 하는 사람으로서는 이 사회의 속도가 너무나도 맞지 않다. 너무 스트레스가 심하다. 그리고 무슨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대한민국의 특성상 어느 정도 할 줄 알더라도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만족이 없는 것 같다. 만족 없이 더 요구하고 더 요구한다. 사람이 지치고 질릴 때까지 요구한다. 내가 느낀 한국 사회는 그렇다. 물론 내가 겪어온 곳들이 스타트업이라 쉼 없이 계속해서 달렸을 수도 있지만 나는 그런 곳이 싫다. 적당한 일과 적당한 쉼이 보장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를 가끔 아는 사람들은 그렇게 말을 한다. 그렇게 본인 시간이 중요하고 지켜지길 원하면 대기업을 가라-라고.


그 말이 틀린 것도 하나 없다. 모든 것이 다 맞는 말이다. 내가 대기업을 갈 수 있는데 안 가는 것이 아니라 못 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불평불만은 누구에게 털어놓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대기업을 가서 환상적인 워라밸을 경험할 것이었으면 이미 가서 죽치고 있지 않았을까. 세상 사람들은 사람을 바보처럼 보는 경향이 있다. 특히나 한국 사람들은 가까워지거나 상대방이 본인보다 낮다는 것을 체감하는 순간 무시하거나 얕잡아보기 시작한다. 나는 그런 것이 너무나도 싫다. 혐오스럽다.

작가의 이전글 비가 오는 것을 기다려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