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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Mar 16. 2023

사람을 못 믿는 이유

part II

내가 사람을 못 믿는 이유는 너무나도 다양하고 다양하다 못해 다른 사람들이 겪지 못한 일들을 너무나도 많이 겪어서이다. 일단 나의 성향이나 성격은 기본적으로 의심이 많고 사람을 별로 안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회생활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 겪다 보니 알게 된 것은 나는 '사람'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나오는 불안한 관계가 싫었던 것뿐이었다. 사람과 친해져서 가까워진 상태로 막대하는 것이 나는 싫었을 뿐이고 사람에게 항상 치이고 살아서일지도 모르겠다.


초등학생 때였는지 중학생 때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길 가면서 누군가가 계속해서 말을 걸었고 그것은 나의 집 주변에 국한되는 일이 아니라 강남역, 신촌역, 홍대입구역 등지에서 누군가를 기다릴 때 항상 누군가가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특히나 심했던 것은 강남역 11번 출구와 신촌역이었다. 그 두 곳에서만큼은 계속해서 도를 아십니까부터 시작해서 피부 관리를 무료로 해드리고 있다는 둥의 이야기를 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재수 없이 똥 밟았네'라고 생각하고 말겠지만 나는 너무 많이 당해서 그랬는지 나에게 그렇게 묻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싫었다. 어떤 이유가 됐건 싫었다. 심지어는 누군가가 뒤에서 어깨를 툭툭 치거나 하는 것도 소스라치게 놀라는 편이다. 그렇게 놀라서 이어폰을 빼고 무슨 일이세요? 누구세요?라고 이야기를 하면 마음에 들어서 번호를 물어보려고 했다고 하는데도 나는 그게 너무 싫었다.


이미 나에게 접근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 이유가 번호를 묻는 것이던 도를 아십니까이건 상관없었다. 나에게 말을 거는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심지어 처음 보는 사람이 말을 거는 것은 더 싫었다. 동네에서 한 번 그런 일이 있었고 대전에서 택시를 기다리다가 한 번 그런 일이 있었다. 나는 항상 너무나도 많이 긴장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말을 걸거나 내 몸을 터치하는 것도 소스라치게 놀란다. 이미 의심이 머리끝까지 차있는 사람이고 상황이라 누군가가 말을 거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한다. 그래서 사람을 못 믿는다. 그것은 단순히 친구 관계나 처음 보는 사람 혹은 교회를 다니거나 새로운 동아리를 가더라도 똑같고 여자친구를 만나더라도 똑같은 일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나의 의심을 만드는 사람은 가차 없다. 애당초 사람을 만나면서 왜 의심할 짓을 만드는지 모르겠다. 나는 누구보다도 잘못한 일이 있으면 다음부터 그러지 마-라고 넘어가는 편이 아니라 끝까지 잘못을, 책임을 묻는다. 그래서 그런지 나의 신경을 자극하는 사람이라면 그게 누구가 됐건 상관없이 끝까지 밀어붙이곤 한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것이 모두 옳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무조건적으로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의심하는 것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지만 맞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을 더욱더 못 믿는 이유도 있다.


갑자기 만나던 사람이 카페를 친구와 가겠다고 며칠 전부터 이야기를 해댔지만 당일 아침부터 카페는 안 가기로 했고 저녁에 바로 만나서 술을 마시기로 했다고 이야기를 하면서도 저녁부터 연락이 되지 않거나 새벽 내내 연락이 되지 않고 새벽 4-5시가 되어서야 집에 도착했다는 사진 띡 하나 보내면서 나 집에 도착했어-라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정말 가차 없이 헤어지자고 했다. 결과적으로만 보면 무사히 집에 도착한 여자친구이겠지만 그 과정이 의심 투성이었기 때문에 나는 뒤돌아보지 않고 헤어지자고 이야기를 했다. 왜냐면 나는 그 낮부터 그 친구가 들어가는 새벽 혹은 아침 해가 뜰 때까지 뜬 눈으로 깨어있었기 때문에 그런 스트레스도 동반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무튼, 내가 사람을 믿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것도 큰 이유 중 하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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