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의 나였더라면 이런 술집에서 혼자 술을 먹지 않았을 거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먼저 소주값이 편의점의 2배 이상 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고 그다음의 이유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곳에 가서 혼자 술을 먹을 자신이 없어서였다.
이 상황을 설명하자면 퇴근을 하고 골목을 몇 번 지나가야 집이 나오는데 그 거리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곳이었다. 정확히 이 횟집을 지나친 다섯 발자국 뒤에 후기를 찾아보고 발자국을 돌려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사장님과 알바님께서 맞이를 해주셨고 가게에는 한 테이블만 있었다. 무척이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포장되나요?"라고 물어봤고 가능하다고 하셨다. 거기서도 나는 고민을 했다. 집은 춥고 하염없이 티브이나 틀고 빠르게 먹거나 회를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먹을 바에 여기서 혼자 먹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다가 광어 20,000원이라는 메뉴판을 뚫어지게 보다가 결국 먹다 남은 것을 포장해주실 수 있냐는 물음과 답에 자리를 잡았다.
밑반찬을 서빙해주시는 알바님에게 "혼자 오는 사람은 없죠?"라고 물으니 돌아오는 대답은 "네... 거의... 나중에 합류하시긴 하는데..." 하셨다. 진으로 혼자 온 손님이 없었나 보다. 요 며칠 동안 이유는 모르겠지만 마음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너무 힘들고 지쳐있었다. 신경 쓸 것이 많았나 모르겠지만. 그래서 그냥 혼자 먹는 것보다는 돈이 곱절로 들겠지만 그냥 먹기 시작했다. 결국 혼자 먹어도 다 못 먹는 광어회를 앞에다 두고 쓸쓸해서 글을 쓰고 있다.
나는 아직까지도 사람들에게 좋은 모습과 잘 지내는 모습만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모습을 누구에게라도 털어놓고 싶지만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 그렇다고 회사 단톡에 "저 혼술 중이니 응원해주세요-!"라고 할 노릇도 아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