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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May 24. 2023

사실 돈벌이 말고 진짜 무언가 하고 싶어

나는 돈을 벌기 위해 이리저리 시도를 해본다. 하지만 이미 지금 시기에 진입하려고 하는 모든 것은 사람들이 장악을 하고 있다. 나는 그 덕분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될까? 되겠지! 될 거야! 아냐! 안될 거야! 이런 루트로 가버리고 있다.


정말 나는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이미 시기를 훌쩍 지났기 때문에 아무에게도 관심받을 수 없다. 관심받으려고 사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돈을 벌 행위라고 생각하는 내가 너무 잘못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사실 취업을 해서 5월 넷째 주부터 출근을 하게 된다. 사실 너무 기쁘고 행복한 일이다. 7명의 경쟁자 속에서 내가 합격이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 분명하다. 하지만 기쁘지 않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어그러졌기 때문일까 부산에 내려가고 싶다는 내 생각과 마음이 꺾인 탓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새롭게 시작해야만 하는 환경이 너무나도 두렵고 미치게 불안한 이유는 아니었을까. 나는 팔자 좋게 술을 마시고 돌아다닐만한 시기가 아니다. 무언가라도 해서 누군가에게라도 증명을 해야만 했고 하루하루 늙어가는 나를 대신해서라도 돈을 벌어서 보여줘야만 했다. 내가 아직까지도 죽지 않고 이렇게 영향력이 아주 미약하게나마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줘야만 했다.


누군가에게 약한 사람이고 싶지 않다.


할 줄 아는 방황하는 어른이 아니라 최소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이었으면 했다. 나는 누구보다도 깔끔한 것을 좋아하고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취업을 하는 곳도 청소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곳이다. 하지만 거기서는 내가 플레이어가 될 수는 없었고 관리자가 되는 것이었다.


사실 너무나도 두렵다. 불안하다. 미쳐버릴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일 줄 알고 지원했고 면접을 보았지만 막상 합격 전화를 받고 입사 제의를 받으니 앞으로 나의 동료가 될 사람들과의 면접이 불현듯 떠올랐다. 영어를 즐겨 쓰는 사람들이 있었고 내 질문인 역량이 어느 정도 전문성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냐는 질문에 교육과 교육으로 허들은 높지 않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던 대표님까지. 그 상황이 너무나도 눈에 밟히고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이렇게까지 불안해하는 내가 회사에 입사를 해서 잘 버티면서 지낼 수 있을까. 나는 이미 회사 생활을 하면서 적은 돈을 버는 사람이라는 낙인을 찍어버렸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은 버틸 수 없다. 물론 이전 직장보다는 연봉이 오르긴 했지만 남의 밑에서 일을 한다는 것과 그런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이 나에게는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다른 무슨 일이라도 하려고 하지만 그것은 사실 이미 레드오션이 되어버린 시장들 뿐이다. 내가 누구보다도 특출 나지도 않고 특별하지도 않다.


사실 취업은 하긴 했지만 정말 미쳐버릴 정도로 불안하고 미칠 것 같아. 내가 회사를 다시 다니면서 그 코 묻은 돈을 번다는 것이. 이미 회사와도 맞지 않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들어버린다. 이 시간에 이곳에 진심을 적는 나는 누구보다도 진심이다. 미칠 것 같다.


나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을 하고 싶은 건데 그것은 정말 불가능인 걸까? 내가 정말 유명한 작가가 되지 않는 이상 그것은 절대 무리인 일인 걸까?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나 자신의 시간과 장소에 영향을 받고 싶지 않다는 마음 하나뿐인데 그게 이렇게나 어려운 일이었을까 싶다. 누군가에게 무시를 당하고 동정을 받는 행위들이 이제는 지친다.


내 손으로 일어설 것이다. 일어서지 못하면 무너질 것이다. 무너지면 이 세상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라도 할 것이다. 돈이 되지 않더라도 돈이 되는 일을 좇을 것이다. 그러다 정말 크게 무너지고 무너져야만 깨닫겠지. 세상은 내 생각대로 되는 곳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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