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도 부정스러운 글을 쓰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이 부정인 것을 부정하지 못하겠다. 일어나는 모든 일이 나에게는 화살이 되어 나 자신에게 돌아오고 내 잘못이 아님에도 나는 내 잘못을 어느샌가부터 통감하고 사과를 해야만 하는 상황들에 놓여있다.
물론 부정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부정은 우울과 무기력과 같은 그런 감정들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부정적인 글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우울이나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들은 본인 책임이 아니기 때문에. 부정이라는 것은 내가 싫어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내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것들이기 때문에 본인에게 책임이 가는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긍정적인 글을 쓰면서 미래를 대비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사실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다. 누구를 위해 긍정적으로 살아야만 하는가, 누구를 위해 미래를 준비하며 살아야 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 누구를 위해서도 살지 않는다. 심지어는 나 자신을 위해서도 살지 않는다. 당황스러울 수 있겠지만 나는 태어났으니 사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일을 해서 돈을 열심히 벌어서 무언가를 쟁취하고 가지고 싶은 마음도 없다. 지금 시대에서는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아파트를 산다거나 차를 산다거나 한 달에 몇 번씩이나 여행을 다닌다는 것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아래에서 일을 하면서 내 삶을 영위한다는 것도 참 웃긴 이야기다.
그래서 나는 사는 대로 산다. 아니 태어난 대로 살기로 했다.
내가 어떤 사람이건 어떻게 살건 길거리에 갑자기 나앉던 그냥 그렇게 살기로 했다. 백수로 사는 삶이, 정서적으로 불안한 사람이 살아가기에는 이 사회는 이 세상은 너무나도 벅차기 때문이다. 도저히 내가 이겨낼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나를 책임져주세요-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나도 내가 뭐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태어난 김에 사는 사람으로 나 자신을 정의 내렸다.
기안 84가 출연하는 프로그램 이름도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였나라는 프로그램을 본 것 같다. 마치 그런 느낌일까 싶다. 기안 84는 굉장하게 성공한 케이스이기 때문에 나와 비교를 하는 것 자체도 어불성설이지만.
그냥, 태어난 김에 산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