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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권일 Jun 27. 2022

갯게



ⓒLim kown il


•분류: 연갑강, 십각목, 참게과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해양수산부 지정 보호대상 해양생물

•주요특징: 논이나 갈대밭 등과 가까운 갯벌 주변에 살아가며 커다란 집게발로 구멍을 파는 습성이 있다.


갯벌의 천국, 대한민국!

멀리서 갯벌을 보면 아무런 생명도 살지 못하는 버려진 땅처럼 보여요.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갖고 갯벌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갯벌은 수많은 생물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고 또 먹이를 제공해주는 곳간 같은 곳이에요. 애써 가꾸지 않아도 스스로 태어나고 자라는 거대한 생명과 같은 곳이지요. 하지만 갯벌이 오염되고 또 간척사업으로 줄어들면서 그곳에 살던 생명들의 삶이 위협받고 있어요. 예전에는 쉽게 볼 수 있었던 많은 생물들이 사라져 가는 것이지요. 그중 대표적인 동물이 바로 겟게에요. 갯게라는 평범한 이름처럼 우리는 예전에는 갯벌 주변에서 많은 수가 살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 어디에서도 쉽게 만날 수가 없어요. 지금 이대로 가다가는 영원히 사라지고 말 거예요. 어쩌다 우리는 이렇게 멸종위기에 처하게 된 것일까요? 지금부터 제 이야기를 들어볼래요


ⓒLim kown il



한국에 사는 참게과에 속한 게

한국에 사는 참게과에 속한 게들에는 우리를 포함해서 애기비단게, 참게, 납작게, 방게, 남방방게, 털다발풀게 등 총 20종이 있어요. 이중 남방방게(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와 갯게(멸종위기야생생물 2급)가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되어 있답니다.


갯게의 큰 집게발 ⓒLim kown il


커다란 집게발을 가졌어요

우리는 주로 육지와 가까운 갯벌에서 살아요. 주변에 논이 있고, 맑은 개울물이 흐르는 곳이면 우리가 살기에 적당한 곳이라고 할 수 있지요. 육지와 가까운 갯벌에 사는 게 치고는 몸집이 큰 편이에요. 갑각의 크기가 가로 5cm, 세로 4cm가량 될 만큼 크지요. 크고 뭉툭한 집게발을 가지고 있어서 몸이 더욱 커다랗게 보여요. 주변에 사는 농게의 경우에는 수컷만 하나의 커다란 집게발을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암컷과 수컷 모두 2개의 커다란 집게발을 가졌어요.


우리는 커다란 집게발을 이용해서 갯벌이나 논두렁에 구멍을 파서 은신처를 만들어요. 먹이활동을 하다가 주변에 천적이 나타나면 얼른 구멍 속으로 숨기 위해서죠. 굴은 지름이 10cm 정도로 꽤 큰 편이어서 종종 논둑이 무너지기도 해요. 그래서 우리는 농부들에게 그리 반갑지 않은 동물이에요.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곳이니만큼 농약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 깨끗한 곳이라는 것은 분명히 알 수 있겠죠?



어린 갯게 ⓒLim kown il


복잡한 생활사를 가졌어요

사람들은 게를 보면 다 자란 모습만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하지만 우리에게도 어린 시절이 있어요. 지금부터 우리가 어떻게 태어나고 자라는지 우리들의 생활사를 이야기해줄게요. 우리는 맨 처음 어미 게의 배에 붙은 채 알 상태로 태어나요. 알 속에는 수정란이 들어 있는데 점점 분열을 해서 부화를 위한 준비를 해요. 18일 정도가 지나면 알에서 깨어나 조에아기 상태로 접어들어요. 이때 알에서 부화한 새끼 게는 ‘게’ 보다는 새우를 닮았어요. 갯벌 위를 기어 다니지 않고 바닷물 속을 둥둥 떠다니죠. 그러다 4번의 탈피를 거쳐 12일 정도가 지나면 메갈로파기로 접어들어요. 이때 집게발이 생기고 어느 정도 게의 모습을 갖추게 되지요. 하지만 여기서 다 끝난 게 아니에요. 다시 7일 정도를 더 자라야 비로소 게의 모습을 갖춘 어린 갯게가 될 수 있어요. 우리의 생활사 속에 이렇게 복잡한 성장 과정이 숨어 있는 줄 몰랐죠?


어린 갯게 ⓒLim kown il


우리는 갯벌의 청소부예요

갯벌은 육지에서 흘러드는 각종 오염물질을 스스로 정화하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사람들이 버린 음식물, 폐수, 쓰레기 등 온갖 물질들 없애고 다시 깨끗한 상태로 되돌리지요. 그리고 그 역할의 중심에는 우리를 비롯한 갯벌 생물들이 있어요. 우리는 육지에서 갯벌로 흘러든 여러 가지 유기물을 걸러 먹고 갯벌을 깨끗한 상태로 만들어요. 그래서 사람들은 우리를 갯벌 청소부라고 부르기도 해요. 하지만 지금은 갯벌을 깨끗이 청소하기는커녕 오히려 우리의 생존을 걱정하고 있어요.


복원된 서식지 전경 ⓒLim kown il


한때 우리는 전국의 해안가에서 비교적 쉽게 발견될 만큼 그 수가 많았어요. 하지만 요즘에는 어디에서도 우리가 발견되지 않고 있어요. 그만큼 갯벌이 심각하게 오염되고 파괴되었다는 의미예요. 갯벌은 사람들의 간섭이 매우 심한 곳이에요. 육지와 가까운 바닷가는 사람들의 접근이 쉽고 또 개발에 노출된 지역이니까요. 실제로 사람들은 경제적인 목적을 위해 갯벌을 없애버리고 새롭게 육지로 땅을 만들기도 해요. 그러면 오랜 시간 살아왔던 우리들의 보금자리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지요.


갯벌에는 얼마나 많은 생물이 있을까?

한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요. 그중 서해와 남해에는 잘 발달된 갯벌에 형성되어 있지요. 이곳에는 갑각류, 조개류, 갯지렁이류, 고둥류 등 1100여 종이 넘는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고 있어요. 특히 한국의 갯벌은 단위면적(1000㎢) 당 사는 생물 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을 정도로 풍성함을 유지해 왔답니다.


점점 악화되는 갯벌 생태계

최근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세웠던 옹벽을 치우고, 오염물질을 제거하여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서식지를 마련해주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서식지 환경이 잘 복원된 곳에서는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다시 나타나기도 하고 있지요. 또 인공 증식을 통해 태어난 어린 갯게를 자연에 돌려보내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어요. 바다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 갯벌이 깨끗해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것은 우리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도 아주 좋은 일이 될 거예요. 깨끗하고 풍성한 갯벌은 사람들에게도 여러 가지 이익을 가져다줄 테니까요.


도둑게 ⓒLim kown il

웃는 게 도둑게

갑각의 윗면에 웃는 얼굴 모양이 그려진 이 녀석은 도둑게예요. 웃는 모습으로 인해 스마일 크랩이라고도 불러요. 논과 가까운 갯벌에서 살아가는 습성이 우리와 비슷해요. 하지만 녀석들은 갯벌에서 멀리 떨어진 집이나 산까지 먼 거리를 이동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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