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앞에 앉자
눈물이 났다 또
여름의 끝이라서 그런가
아니,
지금은 여름의 끝이 아니라
다음 여름의 순간
끝이란 말은 슬프니까
다음이라는 말을 쓰자
웅크렸다 기지개를 켜는 작은 짐승처럼
어딘가에 몰래 숨어 있다가 찾아올
다음 여름 다음 사람 다음 기차 다음 휴식 다음 죽음
바깥으로 나가 다음 여름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고
모든 다음이 지나갈 때까지
오도카니 나의 다음을 기다리면서
그래 그래
그래 그래
우선은
여름의 모서리에서
눈물을 닦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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